토스뱅크가 새로운 주자로 등장하면서 인터넷은행 시장에 격변이 예고되고 있다. 카카오뱅크 '독주 체제'가 굳어지는 가운데 '혁신 마인드'로 무장한 토스의 도전이 거셀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이 내년에 카카오뱅크, 케이뱅크 등 인터넷은행에 대한 검사를 진행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인터넷은행에 제도권 수준의 '금융 스탠더드'가 적용될 가능성에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16일 금융당국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내년 7월께 카카오뱅크·케이뱅크 등 인터넷은행에 대한 검사에 들어간다. 금융당국은 인터넷은행이 출범한 2017년 이후 3년간 검사 등을 유예해왔다. 금감원은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 모두 검사한다는 방침이지만 금융권 안팎의 관심은 카카오뱅크에 쏠린다. 카카오뱅크가 출범 이후 급속한 성장을 거듭해왔고, 그에 따라 시중은행도 카카오뱅크가 일반 은행과 동일한 수준으로 규제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해왔기 때문이다. 사실상 카카오뱅크가 경쟁력을 확고하게 다진 만큼 적정 수준으로 규제가 필요하다는 시각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카카오뱅크는 더 이상 보호 대상이라기보다는 금융시장에서 강력한 플레이어로 자리 잡은 상황"이라며 "앞으로 금융당국도 인터넷은행에 주어졌던 혜택을 일반 은행과 동일한 수준으로 맞추는 방향으로 정책을 풀어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카카오뱅크는 2017년 7월 출범했다. 올 3분기 기준 누적 당기순이익은 153억5400만원에 달한다. 올 1분기 66억원, 2분기 96억원에 이어 세 분기 연속 흑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말 기준 카카오뱅크 여신 잔액은 14조4376억원, 수신 잔액은 20조3936억원이며 카카오톡 플랫폼을 기반으로 끌어모은 고객만 1106만명에 이른다.
카카오뱅크 강점은 '편리함'과 '재미'를 동시에 잡는 금융 상품 그 자체다. 돈을 납입할 때마다 새로운 카카오프렌즈 캐릭터가 등장하는 '26주 적금'과 각종 모임 회비를 편리하게 관리하는 '모임통장' 등이 대표적인 예다. 전 국민이 이용하는 카카오톡을 무기로 금융시장을 뒤흔들고 있는 셈이다.
특히 최근 카카오가 카카오뱅크 최대주주에 오르면서 시중은행과 경쟁을 본격화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카카오는 지난달 22일 카카오뱅크 지분을 34% 보유한 최대주주가 됐다. 5000억원 유상증자도 마무리돼 자본금이 1조8000억원으로 늘어났다. 금융권 관계자는 "카카오뱅크는 정보통신기술(ICT) 기업 주도로 은행업을 혁신하는 인터넷전문은행 정책 취지에 부합하는 사례로 평가받는다"고 설명했다.
18일 전 은행권과 핀테크 기업을 대상으로 '오픈뱅킹'이 시작된다는 점도 인터넷은행들에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모바일 고객을 두고 일반 시중은행과 인터넷은행 간 직접경쟁이 펼쳐진다. 금융권 관계자는 "오픈뱅킹 시행, 금감원의 인터넷은행들에 대한 검사 등은 시중은행과 인터넷은행 간 직접경쟁을 알리는 신호탄"이라고 설명했다.
[최승진 기자 / 이새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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