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9.26 (목)

3년 반만에 만난 한일 수출 당국… 日 언론 "분위기 달라졌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일본의 대한(對韓) 수출 규제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한·일 통상당국 국장급 회의가 3년 반만에 열리면서 일본 언론들이 "분위기가 달라졌다"며 주목하고 있다.16일 오전 10시 도쿄 경제산업성에서 열린 이번 회의는 오후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NHK에 따르면 이다 요이치(飯田陽一) 일본 경제산업성 무역관리부장이 이호현 산업통상자원부 무역정책국장을 마중 나와 악수를 나눈 뒤 회의가 시작됐다. 이는 지난 7월 일본의 경제 보복 조치 이후 열렸던 한·일간 실무회의 때와 비교해도 분위기가 달라진 것이다. 당시 일본 측 대표로 나온 과장급 인사들은 회의 시작 전에 먼저 착석했다. 한국 측 실무자가 회의실에 들어왔을 때 자리에서 일어서지도, 인사를 건네지도 않았다.

NHK는 한·일간 회의 장소가 바뀌었다는 사실도 언급했다. 5개월 전 실무 회담 당시에는 경제산업성 본관(本館)이 아닌 별관(別館) 10층에서 열렸는데, 이번에는 본관 17층에 있는 ‘제1특별회의실’로 회의 장소가 변경된 것이다.

NHK는 "지난 7월 실무 회의에서 사용된 회의실은 검소(質素)한 구조로 음료도 준비하지 않아 한국 측으로부터 ‘예의가 아니다’라는 지적을 받았다"면서 "이번 회의실은 20여명이 들어갈 수 있는 규모에다 커피와 생수 등도 구비돼 있다"고 보도했다.

아사히신문은 이번 국장급 회의에 앞서 가지야마 히로시(梶山弘志) 일본 경제산업상이 13일 기자회견에서 "(문제가 해소되면) 본래대로 돌아갈 가능성도 있다"고 말한 데 주목했다.

앞서 일본은 한국에 반도체·디스플레이 핵심 부품 등 3개 품목에 대한 수출 규제와 함께 한국을 수출심사 우대국(화이트 국가·현재는 A 그룹)에서 제외하면서 "전략 물자 관리가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아사히신문은 "한국은 이번 대화에서 이 조치를 철회할 것을 요구할 것으로 보이지만, 일본은 이를 굽히지 않고 있어 양국이 어디까지 타협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고 전했다.

이번 회의 결과 한국측 요구대로 ‘7월 이전’의 상황으로 곧바로 돌아가는 것은 절차상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니혼게이자이에 따르면 반도체 재료에 대한 개별 허가제를 철회하는 것은 ‘건전한 수출 실적을 쌓았다’는 근거가 필요하고 이는 일본 정부의 판단에 따라 이른 시일 내에 바꿀 수 있다. 그러나 화이트 국가로 복귀하는 것은 정령(政令) 개정안을 만들어 각의(閣議)를 통과해야하는 등의 절차가 필요해 시간이 걸린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김명진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