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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이스라엘 레바논 집중 공세에 모처럼 포성 잦아든 가자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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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들 "가자 비극, 레바논서 재현돼선 안돼"…"가자 문제, 국제사회서 잊힐까" 우려도

연합뉴스

이스라엘 폭격으로 무너진 가자시티 의회 건물
(가자시티 AFP=연합뉴스) 지난 22일(현지시간) 가자지구 가자시티의 팔레스타인 의회 건물이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무너져 있다. 2024. 09. 25


(서울=연합뉴스) 임지우 기자 = 1년 가까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하마스를 상대로 군사 작전을 벌여 온 이스라엘이 최근 화력을 레바논으로 옮겨가면서 가자지구에서는 상대적으로 포성이 잦아들고 있다고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가자지구 민방위대 마무드 바살 대변인은 이날 WP와 통화에서 전날 하루 동안 가자에서 이스라엘의 공격이 네 건밖에 없었다면서 앞선 며칠간 하루 최소 15건의 공격이 쏟아졌던 것에 비해 줄었다고 전했다.

그는 또 이전까지는 매 시각마다 가자지구 상공에 시끄럽게 날아들던 드론도 지난 이틀 동안은 뜸해졌다면서 "이제 적어도 밤에 지속적인 드론 소리 없이 잠을 잘 수 있다"고 덧붙였다.

가자지구 전쟁 발발 이후 레바논 국경에서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와도 잦은 교전을 주고받던 이스라엘은 최근 레바논 전역에 대규모 공습을 벌이는 등 공세를 대폭 강화하고 있다.

지난 23일 레바논 전역을 약 650차례 공습해 헤즈볼라 시설 1천600개를 타격한 데 이어 24일에도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를 포함해 헤즈볼라의 군사시설 등에 공격을 이어갔다.

이처럼 이스라엘이 공격의 초점을 가자지구의 하마스에서 레바논의 헤즈볼라로 옮겨가면서 가자지구에서는 공격 수위가 상대적으로 약화하는 모양새다.

가자지구 보건부에 따르면 이스라엘이 레바논에 대규모 공습을 벌인 지난 23일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 공격으로 인한 사망자 수는 12명으로 22일에 24명, 21일 40명이었던 것에 비해 줄어들었다.

23∼24일 이틀간 레바논에서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어린이 50명과 여성 94명을 포함해 최소 564명이 숨지고 난민이 급증하는 등 피해가 커지자 가자 주민들은 가자에서 벌어진 비극이 레바논에서 재현돼선 안된다며 레바논 주민들에 대한 연대를 드러냈다.

남부 칸유니스에서 피란 생활을 하는 무함마드 알와위는 "나는 가자에서 벌어진 일이 레바논에서도 일어나기를 바라지 않는다"면서 "현재 상황을 멈추고 상황이 무의미한 전쟁으로 확대되는 것을 막을 수 있는 현명한 이들이 있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동시에 아직 매일 같이 이스라엘의 공격에 시달리며 굶주림 등 심각한 인도주의적 위기를 겪고 있는 주민들 사이에서는 이대로 가자 문제가 국제사회의 관심 밖으로 밀려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가자 중부 데이르 알발라 난민촌에 살고 있는 나즈와 다만(40)은 WP에 "새로운 충돌을 벌이기 전에 가자지구 전쟁에 대한 해결책부터 찾아야 한다"면서 "우리가 가자지구에서 1년 가까이 견디고 있는 일은 전 세계 어디서 벌어지는 일과도 비교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알와위는 현재 "레바논이 뉴스에서 가장 눈에 띄는 이야기이자 정치인들의 관심 대상이 된 반면, 가자지구는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은 채 방치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wisefoo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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