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자 몰려 '정상 부근 병목'…구조관련 보험도 들어야
등반객들로 장사진 이룬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 능선 [AFP=연합뉴스] |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세계 최고봉 히말라야 에베레스트(8천848m)를 오르려는 등반가는 앞으로 네팔 정부에 자세한 병력(病歷) 서류를 내고 보험도 들어야한다.
16일 카트만두포스트에 따르면 네팔 관광청은 최근 이런 내용의 등반 규정 초안을 마련했다.
초안에 따르면 네팔 정부는 병력 서류, 건강진단서 등을 검토해 에베레스트 등반을 허가하게 된다.
지금까지는 16세 미만 또는 심각한 질환을 앓았거나 범죄 이력이 있는 이만 에베레스트 등반이 금지됐다.
미라 아차리아 관광청장은 "등반가 사망 원인의 대부분은 체력과 건강 문제 때문"이라며 "병력 서류 등을 근거로 등반 가능 여부를 평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등반가들은 수색, 구조, 치료, 시신 수습 등과 관련한 보험도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한다.
현재 해발 8천m 이상 지점의 시신을 수습하려면 20만달러(약 2억3천만원)가량이 드는 상황이라고 카트만두포스트는 설명했다.
이번 초안은 관광부 장관 승인과 내각의 의결을 거치면 효력을 얻게 된다.
네팔 정부가 이런 규정을 도입하기로 한 것은 '등반 초보자'들의 무분별한 에베레스트 등정 도전으로 인해 다른 등반가의 안전이 위협받는다는 지적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봄 등반 시즌에 에베레스트에서는 11명의 사망자가 발생했으며 희생자 중 상당수의 사인으로 정상 부근 '병목 현상'이 지목됐다.
등반가가 좁고 가파른 정상 부근에서 여러 시간씩 기다리다가 산소가 동나고 체력이 소진된 탓에 하산 과정 등에서 사망하는 경우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당시 뉴욕타임스는 비좁은 정상에 수십명의 등반가가 몰려 '셀피' 인증 촬영 소동을 벌이는 등 마치 동물원과 같은 무법 상황이 연출됐다고 지적한 바 있다.
특히 네팔 당국은 등반허가증을 남발해 초보자에게 에베레스트 등정의 길을 터줬다는 점에서 비난받았다.
네팔 당국은 올해 381명에게 에베레스트 등반 허가를 내줬다. 2017년과 2018년에는 각각 366명과 346명이 등반 허가를 받았다
coo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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