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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9 (일)

‘비상경영’ CJ제일제당…사업·인력 구조조정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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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 조정 과정 중 인력 재배치, 일부 직원은 퇴사
가양동 유휴 부지 등 비핵심 자산 매각, 1조3000억원 현금 확보

CJ그룹 핵심 계열사인 CJ제일제당(097950)이 인력 구조조정에 나섰다. 지난 10월 비상경영 체제로 전환한 CJ제일제당은 사업 구조조정을 통해 인력을 재배치했다. 일부 직원은 회사를 떠났다.

CJ제일제당은 현재 선택과 집중을 바탕으로 한 제품 포트폴리오 조정 등 수익성 강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최근 수익성이 낮은 SKU(품목 수) 900여 개를 줄였고, 올해 안으로 100여 개를 추가로 줄일 계획이다. 가쓰오냉소바, 쁘띠첼 스윗푸딩 7종, 비비고 궁중김치, 한식우동, 해찬들 요리장 3종, 알룰로스 올리고당 등을 단종했고, 이 과정에서 인력 재배치도 이뤄졌다.

조선비즈

이재현(왼쪽) CJ그룹 회장이 계열사 임원들과 회의를 하고 있다. CJ그룹 핵심 계열사인 CJ제일제당은 최근 사업 및 인력 구조조정에 나섰다. /CJ그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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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급 식당을 운영하는 회사 파인다이닝(FD) 사업부도 인력 감축을 진행 중이다. CJ제일제당은 외식 트렌드를 파악하고 실험한다는 목적으로 모던 한식 레스토랑 ‘소설한남’, 고급 중식 레스토랑 ‘덕후선생’, 일식 파인다이닝 ‘스시우오’ 등 10여 개 고급 매장을 운영해왔다. 그러나 실적이 부진해 사업 및 인력 조정에 나섰고, 일부 직원이 회사를 떠났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SKU를 줄이는 등 사업 조정 과정에서 인력을 다른 부서로 재배치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파인다이닝 사업부의 경우 내년 사업 확장 계획이 없어 담당 직원 20여 명 중 일부는 회사를 떠났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이번 인력 재배치와 감축이 CJ제일제당 인력 구조조정의 신호탄으로 보고 있다. 지난 10월 CJ제일제당은 물론 CJ그룹은 비상경영 체제로 전환했다. 앞으로 사업 구조조정이 더욱 활발하게 전개되고, 더 많은 인력 감축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CJ제일제당은 올해 고용도 줄였다. 지난해 22%였던 CJ제일제당의 고용 증가율은 올해 3분기 기준 2.8%로 대폭 감소했다. 현재 직원 수는 총 7600여 명이다. CJ제일제당은 지난 1997년 IMF 이후 회사 차원에서 대규모 인력 감축에 나선 적이 없다.

CJ제일제당은 최근 급속도로 실적이 악화되고 있다. 지난해 미국 최대 냉동식품 회사인 ‘쉬안스컴퍼니’를 2조원에 인수한 게 영향이 컸다. 소비재 침체 등 시장 상황이 나빠졌고 쉬안스컴퍼니가 소유한 미국 내 물류센터 등을 통해 제품을 판매하겠다는 계획이 늦어지면서 CJ제일제당의 차입금이 빠르게 증가했다.

2015년 5조원 수준이던 CJ제일제당의 차입금은 지난해 7조2000억원으로 늘었다. 올해 3분기 기준 CJ제일제당의 차입금은 9조4000억원 수준으로, 약 4년 만에 차입금 규모가 2배로 급증했다.

영업이익도 줄었다. CJ제일제당은 올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CJ대한통운 제외) 513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3분기와 비교해 16.1% 감소했다.

CJ제일제당은 사업 구조조정과 함께 서울 강서구 가양동 유휴 부지 등 비핵심 자산도 정리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이달에만 가양동 부지, 구로동 공장 부지, CJ인재원을 매각한다고 밝혔다. 매각 금액은 가양동 부지 1조500억원, 구로공장 부지 2300억원, CJ인재원 528억원으로 총 1조3300억원에 달한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부동산 매각 자금 1조3328억원은 전액 차입금 상환에 쓸 계획이다"라고 했다.

박용선 기자(brav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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