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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9 (일)

툰베리, 오해 낳은 표현 사과…"영어가 모국어가 아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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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지도자들, 벽에 밀쳐놔야" 표현 논란

스웨덴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16)가 영어로 진행한 연설에서 논란이 된 표현에 대해 사과했다.

툰베리는 지난 13일(현지 시각)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진행된 기후변화 대응촉구 집회에서 "세계 지도자들은 여전히 책임지지 않으려 하고 있다"며 "그들이 도망칠 수 없게 만들어야 한다. 그들을 벽에 밀쳐놓고(put them against the wall) 우리의 미래를 보호하는 역할을 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제25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5)가 명확한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상황을 지적하며 한 발언이다.

조선일보

이탈리아 토리노 집회에 참가한 툰베리/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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툰베리의 발언 중 ‘벽에 밀쳐 놓아야 한다’는 표현이 문제가 됐다. 극우 인터넷 매체인 브레이트바트(Breitbart)는 14일, 젊은 혁명가들 사이에서 흔히 쓰이는 이 표현은 혁명가들에 의해 구 지도자들이 영구적으로 제거되는 사형 집행을 의미해 폭력을 옹호하는 은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툰베리가 쿠바 혁명의 주역 피델 카스트로를 떠올리게 한다고 주장했다.

이 매체는 이어 타임지가 최근 툰베리를 올해의 인물로 선정한 것에 대해 "타임지의 좌파 편집인들은 세계를 사회주의의 어두웠던 시대로 회귀시키려는 아이들이면 누구든 좋아한다"고 비난했고, 툰베리가 집회 당일 입은 노란색 우비에 대해서도 "석유를 기반으로 한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된다"며 환경운동가인 툰베리의 진정성을 의심하는 듯한 발언도 했다.

이 기사가 SNS를 통해 전세계적으로 퍼지자 툰베리는 트위터를 통해 즉각 사과했다.

툰베리는 영어가 모국어가 아니라 발생한 일이라며 해당 표현은 "스웨덴어를 그대로 영어로 옮긴 표현(swenglish)"이라고 해명했다. 또한 "스웨덴어로 ‘벽에 밀치다’라는 표현은 그 사람에게 책임을 묻는다는 의미"라며 "누군가 이 말을 오해했다면 사과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 자신을 비롯해 학교 파업 운동은 그 어떤 형태의 폭력에도 반대한다는 점은 말할 필요도 없지만 어쨌든 말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툰베리는 지난해 9월 매주 금요일 수업을 듣는 대신 스웨덴 의회 앞에 서서 이른바 ‘기후를 위한 학교 파업’이라는 1인 시위를 벌여 전 세계적인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이는 전 세계 100여개 도시에서 ‘미래를 위한 금요일’(Fridays for Future) 운동으로 발전했으며, 툰베리는 타임지가 선정한 올해의 인물에 이름을 올리는 등 환경 운동의 상징으로 자리잡았다.

[이나라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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