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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8 (토)

[재계톡톡] 1조 이상 부동산 판 CJ…인력도 구조조정? 임직원들 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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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이코노미

'월드베스트'를 외쳤던 CJ가 유동성 위기에 빠지며 발 빠르게 자산 매각에 나서는 중이다. 최근 구로공장 부지를 2300억원, CJ인재원을 528억원에 매각한다고 공시했다. 구로공장은 투자회사에 매각한 후 재임차해 쓰고, CJ인재원은 계열사인 CJ ENM에 넘기기로 했다. CJ제일제당이 지난 6일 서울 가양동 부지를 1조500억원에 시행사인 인창개발에 매각한다고 밝힌 데 이어, 사흘 만에 또다시 대규모 부동산 매각에 나선 것이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부동산 매각 자금 1조3300억원은 전액 차입금 상환에 쓸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기업이 자금 문제로 1조원이 넘는 부동산을 잇따라 매각하는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인수합병(M&A) 과정에서 지나친 차입금이 발생해 신용등급 강등 위기에 몰린 CJ제일제당 등 일부 계열사가 부동산 매각이라는 긴급 처방에 나선 것이라는 해석이 주류다.

CJ 임직원은 구조조정을 우려하는 분위기가 뚜렷하다. 지난해 CJ는 70여명을 새로 임원에 임명하는 등 대규모 승진 인사를 단행했지만, 올해는 임원 승진을 최소화할 듯 보인다. 지주사 조직도 대폭 축소한다. 올 연말 지주사 인력 400여명 가운데 절반 정도를 계열사로 내보낸다는 방침이 알려지며 지주사 시니어 직원 불안감이 높은 상황이다. 딱히 200명 가까운 인력을 보낼 만한 계열사 자리가 많지 않다는 것이 문제라는 얘기가 나온다.

허리띠 졸라매기에도 CJ그룹 유동성 악화가 단기간에 극복되기는 쉽지 않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CJ제일제당 차입금은 2015년까지 5조원 수준이었으나 2019년(3분기 기준) 9조4000억원으로 늘며 약 4년 만에 차입금 규모가 2배로 급증했다.

CJ가 비상경영에 돌입하며 이재현 CJ 회장의 '월드베스트 CJ' 전략이 힘 빠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한 재계 관계자는 "이 회장이 2017년 경영에 복귀한 후 글로벌 기업을 인수하며 공격경영에 나선 것까지는 좋았으나, '실탄(자금)' 계산을 제대로 못한 격"이라고 촌평했다.

[명순영 기자]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038호 (2019.12.18~2019.12.24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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