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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8 (토)

연말 노트북 신작 대전…접으면 태블릿·펼치면 노트북 ‘2in1’ 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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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연초 대목을 맞이했다’.

노트북 시장을 두고 하는 얘기다. 노트북은 IT 기기 중 상대적으로 가격이 비싸다. 요즘은 스마트폰도 출고 가격이 200만원 넘는 제품이 있다지만 평균적으로 보면 노트북은 IT 기기 중 비싼 제품에 속한다. 매년 이맘때가 되면 PC 업체들은 신제품을 낸다. 이유가 있다. 수능이 끝난 후 수험생 수요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크리스마스 등 연말 ‘선물용’으로도 노트북은 제격이다.

국내 노트북 시장은 판매량이 매년 감소 추세지만 판매금액만 놓고 보면 조금씩 늘고 있다. 고가 중심으로 노트북 시장이 재편되고 있어서다. 투인원(2in1) 노트북(노트북이면서 태블릿으로도 쓸 수 있는 PC), 1㎏ 미만 초경량 고성능 노트북이 잇따라 등장하면서 연말 노트북 시장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매경이코노미

LG전자가 2020년형 그램 시리즈 신제품을 출시했다. 사진 왼쪽부터 ‘그램15’, ‘그램14’, ‘그램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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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in1, 선택이 아닌 대세

▷접으면 태블릿, 펼치면 노트북

약 2조원.

국내 노트북 시장 규모다. 다른 가전기기와 비교해도 시장 규모가 작지 않다. 연말 연초만 되면 월평균 약 2000억원 규모로 시장이 ‘팍’ 커진다.

국내 노트북 시장 1인자는? 사실 명확히 집계하기는 어렵다. 시장조사업체가 제조사별 점유율을 공개하지 않기 때문이다. 브랜드 영향으로 인해 전체 노트북 시장은 삼성전자가 1위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화제를 모으는 제품은 따로 있다.

지난 5년간 가장 주목받은 제품은 LG전자의 ‘그램’ 시리즈다. 그램은 국내 얇은 노트북 시장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1㎏ 미만 노트북을 통해 그램은 국내 얇은 노트북 시장을 휩쓸고 있다. 가격 조사 사이트 다나와에서 가장 인기 있는 노트북은 LG전자 그램17인치 노트북인 것으로 조사됐다. ‘그램17’은 ‘세계에서 가장 가벼운 17인치 노트북’으로 기네스북에 등재되기도 했다.

IT 기기의 성패를 좌우하는 것은 결국 제품의 완성도다.

‘그램’으로 노트북 브랜드 명성을 높인 LG전자는 최근 신제품을 내놨다. 인텔 10세대 코어 프로세서를 탑재한 2020년 버전 ‘그램17’이다. 화면 테두리(베젤)를 최소화했다는 점을 장점으로 앞세운다. 디스플레이는 17인치지만 베젤이 얇아 전체 외형은 15인치와 비슷한 크기다. 전체 크기는 작아졌지만 화면이 커졌다. 무게는 약 1.35㎏.

그램이 보다 대중적이라면 애플 맥북은 마니아적인 측면이 강하다.

최근 애플은 ‘범접할 수 없는(?)’ 가격의 맥북 프로를 내놨다. 신제품 맥북 프로는 16인치 레티나 디스플레이와 인텔 9세대 코어 칩, 최대 64GB 메모리를 탑재했다. 출고 가격은 무려 369만원이다.

국내 고가 노트북 시장을 LG전자와 애플이 양분한 상황에서 다른 도전자 행보가 관심을 모은다. 키워드는 바로 ‘태블릿 같은 노트북’과 ‘1㎏ 미만’이다.

삼성전자는 ‘갤럭시북S’와 ‘갤럭시북 플렉스’ ‘갤럭시북 이온’ 등 3가지 제품을 공개했다.

갤럭시북S는 4세대 이동통신망 LTE(롱텀에볼루션)를 이용할 수 있다. 13인치 화면에 두께는 1.18㎝, 무게는 0.96㎏이다. 삼성전자 노트북 가운데 가장 얇고 가볍다. 비디오 재생시간 기준 최대 23시간 이용할 수 있다. 사실 갤럭시북의 시작은 태블릿이었다. 최근에는 다양한 라인업을 추가하면서 모바일 PC, 노트북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

갤럭시북 시리즈의 또 다른 제품인 갤럭시북 플렉스. 이른바 투인원 PC다. 360도 회전되는 터치스크린 디스플레이로 S펜도 제공된다. 갤럭시북S가 모바일에 들어가는 프로세서를 탑재했다면 갤럭시북 플렉스와 이온은 인텔 CPU가 들어간 제품이다. QLED FHD 디스플레이와 함께 최신 인텔 10세대 프로세서를 탑재한 노트북이다.

HP의 새 제품도 출시 전부터 호평받고 있다. 한국HP가 공개한 투인원 PC ‘HP 엘리트 드래곤플라이’는 화면 크기 13.3인치, 무게는 0.99㎏이다. 저장 공간이 2테라바이트(TB)인 데다 배터리도 넉넉해 한 번 충전으로 최대 24시간 동안 업무를 처리할 수 있다. 본체에는 보는 각도에 따라 색깔이 바뀌는 ‘드래곤플라이 블루’ 색상을 적용했다. 김대한 HP코리아 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이 제품을 오른손 세 손가락만으로 머리 위로 들어 올리며 “차원이 다른 가벼움의 완성”이란 표현을 썼다. 그만큼 가볍다는 점을 강조한 제스처다.

무게는 가볍지만 성능은 묵직하다. 고용량 배터리를 탑재해 최대 24시간 30분 동안 전원 없이 쓸 수 있다. 기존 대비 최대 3배 빨라진 ‘와이파이6’와 기가비트급 LTE 안테나로 원활한 네트워크를 구현하고 인공지능(AI) 기반 보안 솔루션도 갖췄다. 가격은 150만~200만원에 책정됐다.

▶이제 게임도 노트북으로

▷그래픽 성능 높인 노트북 눈길

요즘 노트북 시장의 또 다른 트렌드는 게임이다. 지난 11월 막을 내린 국내 최대 게임 전시회 ‘지스타 2019’에는 게임 기업뿐만 아니라 삼성전자, LG전자 등이 부스를 꾸렸다. ‘투인원’과 ‘1㎏’으로 대변되는 휴대성이 노트북 시장의 한 축이라고 한다면 또 다른 축은 바로 게임에 적합한 노트북이다. 게임을 위한 노트북은 일반적인 PC와 달리 그래픽카드가 중요하다. 주요 PC 기업은 휴대성을 겸비하면서도 그래픽카드 성능을 올린 노트북을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전통의 강자 델(DELL)은 ‘델 XPS 15 9570’으로 시장 공략에 나선다. 화면 크기는 15.6인치로 엔비디아 ‘지포스 GTX1050Ti’ 그래픽카드를 탑재했다. 실감 나는 게임은 물론 영상 편집, 그래픽 디자인 등 작업에 유리하다.

그래픽 성능은 뛰어나지만 두께는 11㎜, 무게는 1.8㎏으로 생각보다 무겁지 않다. 알루미늄 소재를 썼고, 손목 받침대에는 탄소섬유를 적용했다. 탄탄한 사운드를 제공하는 웨이브즈 맥스 오디오를 장착했다. 전형적인 게이머용 노트북이다. 에이서가 선보인 ‘콘셉트D 7’은 확실한 ‘콘셉트’가 있다. 소음이 적은 노트북으로 15.6인치 디스플레이에 엔비디아 ‘지포스 RTX 2080 맥스큐’ 디자인 그래픽카드를 탑재했다. 현재 시중에 나온 노트북용 그래픽카드 중 최고 수준 성능이다. 그래픽카드 가격만 100만원이 넘는다. 두께는 17.9㎜, 무게는 2.1㎏으로 다소 무겁지만 게이머용이란 점을 감안하면 수긍할 만한 무게다.

최근 잇따라 고성능 노트북이 등장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인텔의 새 CPU와 관계 깊다. 글로벌 CPU 시장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 인텔은 ‘아테나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아테나 프로젝트는 인텔이 제시한 디자인과 무게, 통신, 배터리 등 노트북의 다양한 성능 기준이다. 즉, CPU를 공급하는 인텔이 직접 ‘아테나 프로젝트’ 기준에 통과한 제품을 인증하겠다는 뜻이다. 이 기준에 통과한 제품은 인텔이 인정하는 훌륭한 제품이 된다. 아테나 프로젝트와 함께 인텔은 올해 기존보다 처리 성능은 2.5배, 그래픽과 네트워크 연결 속도는 각각 2배, 3배 높아진 10세대 코어 프로세스도 선보였다. 성능 좋은 CPU에 대한 새로운 기준이 제시되면서 주요 제조사들이 잇따라 고성능 노트북을 내놓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노트북은 새 학기를 앞둔 연초에 판매량이 가장 높다”며 “ ‘아테나 프로젝트’ 등장으로 기기 성능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면서 노트북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고 말했다.

[강승태 기자 kangst@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037호 (2019.12.11~2019.12.17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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