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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0 (목)

공천 시즌, 힘 잃은 비박계…‘절대당권’ 황교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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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일지도체제 전권 휘둘러

“유효기간 총선까지” 평가도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62)가 ‘절대 당권’을 휘두른다는 말이 당내에서 나온다. 당 대표에게 독점적 권한을 주는 단일지도체제 방식과 ‘공천 시즌’이 맞물리면서 황 대표가 얻게 된 절대적 지위를 묘사한 말이다. 비박(근혜)계가 복당 과정에서 숫자도 줄고, 주요 당직에서 배제돼 힘을 잃으면서 견제 세력이 부재한 것도 ‘절대 당권’의 한 요인으로 분석된다.

황 대표는 지난 2월 전당대회에서 당선된 뒤 최근 유례없이 강력한 당권을 휘두르고 있다. 단일지도체제와 5개월 앞으로 다가온 내년 총선이 맞물린 결과다. 당 고위 관계자는 15일 “당내 차기 권력으로 확정돼 있고, 단일지도체제인 상황이라 총선까진 의원들이 반발도 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황 대표가 공천 최종 결정 과정에서 전권을 휘두르게 돼 있어 의원들이 ‘쓴소리’를 할 수 없는 상태라는 것이다. 한 비박계 의원은 “황 대표가 단식을 거치면서 손가락에 반쯤 걸치고 있던 절대반지를 스스로 완전히 꼈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황 대표가 박찬주 전 육군대장 영입 논란과 각종 말실수, 나경원 전 원내대표 교체 등으로 구설에 올라도 당내에선 큰 반발이 없었다.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일부 의원들 중심으로 공개 비판을 하는 수준이다. 이는 앞서 당내 힘싸움이 치열했던 새누리당(한국당 전신) 시절과 비교해보면 전혀 다른 양상이다. 집단지도체제였던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시절 최고위원들 중 다수였던 친박계가 최고위를 주도했고, 그 결과 김무성 대표가 비박계였지만 공천에서 비박계가 다수 학살되기도 했다. 최고위원회가 ‘합의’로 의사결정을 한 결과다.

하지만 현재 한국당의 단일지도체제에선 당 대표는 최고위원들과 ‘협의’만 하면 된다. 회의 이름부터 ‘당 대표 및 최고위원회의’다. 당 대표와 최고위원이 분리돼 있음을 보여준다. 지도부의 한 의원은 “공관위원장이 공천을 한다고 하지만, 의원들은 결국에는 당 대표가 공천을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황 대표를 견제할 수 있는 비박계 세력도 쪼그라들었다. 비박계는 바른정당으로의 탈당과 한국당으로의 복당 과정을 거치며 수가 줄었다. 이후 황 대표 체제에서 주요 당직에서 계속해서 배제되며 당내 목소리 자체가 줄었다.

다만 황 대표의 절대 당권 ‘1차 유효 기간’은 내년 총선까지란 평가가 나온다. 의원들의 ‘눈치 보기’가 끝나는 시점이고, 결과가 좋지 않다면 당권은 흔들릴 수밖에 없다. 현재도 황 대표에 대한 불만은 수면 아래서 끓고 있다. 무계파 심재철 원내대표의 당선이 황 대표 독주에 대한 불만이 표출된 것이란 해석도 있다. 장외집회 등 강경 투쟁만 주도하는 상황에 대한 비판도 나온다.

박순봉 기자 gabg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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