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구조사 결과 과번 훌쩍 넘는 368석 예상
노동당은 191석…2차대전 이후 최악의 결과
존슨 "위대한 민주주의의 토대 위에 살아"
스코틀랜드·북아일랜드선 반대…뇌관 남아
12일(현지시간) 영국에서 총선을 치른 가운데 북아일랜드 벨파스트의 한 개표소에서 검표원들이 개표 작업을 시작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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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EU) 이탈)의 명운을 걸고 12일(현지시간) 실시된 영국 총선에서 보리스 존슨 총리가 이끄는 집권 보수당이 압승할 것으로 예측됐다. BBC, ITV, 스카이뉴스 등 방송 3사가 이날 오후 10시에 발표한 공동 출구조사 결과에서 보수당은 총 650석의 하원 의석 중 과반(326석)을 훌쩍 넘는 368석(현재 298석)을 차지할 것으로 나타났다.
EU 잔류를 다시 한번 국민투표에 부치겠다고 공약했던 노동당은 191석(243석)에 그쳐 참패가 예상된다. 이 결과대로라면 보수당과 노동당의 의석수 차이는 현재 55석에서 177석으로 벌어진다. 보수당은 마거릿 대처 총리 시절인 1987년 총선 이래 최대 승리를 내다보게 된 반면, 노동당은 2차대전 이후 치른 선거 중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들 형편이다.
브렉시트 철회를 주장했던 스코틀랜드 국민당(SNP)은 55석(현 35석), 자유민주당은 13석(현 21석)을 얻을 것으로 예측됐다.
존슨 총리는 출구조사 결과 발표 직후 트위터를 통해 “모두에게 감사하다”며 “우리는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민주주의의 토대 위에 살고 있다”고 승리를 자축했다. 노동당 측은 영국 언론에 “개표결과를 지켜보겠다”면서 “브렉시트를 놓고 나라가 양분된 가운데 어렵게 선거를 치렀다”고 밝혔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내년 1월 브렉시트를 공약으로 내걸고 조기 총선을 실시했다. [AF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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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총선은 존슨 총리가 내년 1월 브렉시트를 공약으로 내걸고 치른 조기 총선이다. 크리스마스 연휴를 앞둔 12월에 총선을 치르기는 96년만의 일이었다. 의회에서 번번이 브렉시트 법안이 부결되는 상황에서 존슨 총리가 사활을 걸었다는 뜻이다.
보수당이 안정적인 의석을 확보하면서 브렉시트 법안은 신속히 처리될 것으로 보인다. BBC는 크리스마스 전인 21일쯤 하원에서 브렉시트 법안을 표결에 부치면 상원도 연말에는 안건을 상정할 것으로 내다봤다. EU가 연기 시한으로 정한 내년 1월 31일 전에 브렉시트는 최종 결정된다. 당초 19일로 예상됐던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퀸즈스피치(Queen's speech·여왕이 정부의 주요 입법계획을 발표하고 의회에 승인을 요청하는 절차)’와 예산안 표결은 이후로 미뤄질 것이라고 방송은 전했다.
존슨 총리는 브렉시트가 통과되면 내년 말까지 EU와 협상을 통해 무역협정 등을 마무리지을 계획이다.
지난 8월 30일 영국 런던의 국회의사당(웨스트민스터) 앞에서 브렉시트를 반대하는 시민들이 집회를 열고 있다. [EPA=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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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총선 결과는 스코틀랜드의 분리 독립 투표 등 영국 내 정치 지형을 뒤흔들 수 있다는 점에서도 중요하다. 일찌감치 EU 잔류를 선언했던 SNP는 스코틀랜드 지역구 59석 중 55석을 휩쓸 것으로 예측됐다. 이는 투표 직전 여론조사(43석)를 뛰어넘는 결과다. 이런 브렉시트 반대 기운이 스코틀랜드의 분리 독립 지지를 결집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2014년 분리독립 주민투표에선 독립 반대(55.3%)가 찬성(44.7%)보다 높게 나와 부결됐다.
EU 국가인 아일랜드와 국경을 맞댄 북아일랜드의 상황도 영국 정부엔 불안 요소다. 내년 1월 브렉시트를 단행하면 어떤 형태로든 양국 사이에 장벽이 높아져 주민들의 불만이 폭발할 수 있어서다. 보수당과 연립정부를 구성하고 있는 북아일랜드의 민주연합당(DUP)은 브렉시트 합의안에 대해 반대하고 있다. 총선 이후에도 이처럼 뇌관은 남은 셈이다.
김상진 기자 kine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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