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 차세대 사업은 금융권에 불고 있는 디지털 전환(Transformation) 물결과 맞물려 새로운 고민을 던져주고 있다. 특히 기존 빅뱅(Big Bang) 방식의 차세대시스템 구축 방법론에 대한 대안 마련 필요성이 증대되고 있다.
금융권 IT인프라 혁신은 그동안 빅뱅 방식의 차세대시스템 구축에 이어 단계별 차세대시스템 구축으로 방법론이 일부 진화했다. 이는 메인프레임에서 유닉스, 그리고 유닉스에서 리눅스 등 주전산장비의 교체가 차세대시스템을 의미했던 것과 관련이 깊다.
하지만 앞으로는 '앤드오브서비스(EOS; End Of Service)'와 그에 따른 대응개발이 새로운 방법으로 각광받을 전망이다. 클라우드 시대에 x86기반의 오픈시스템이 대세가 될 가운데 주전산장비 교체의 방법이 변화하기 때문이다.
지난 3년간 30여개의 금융 IT프로젝트를 진두지휘한 SK(주)C&C 김만흥 금융/전략사업부문장은 12일 <디지털데일리>와 인터뷰를 통해 '금융 클라우드 전환의 사전단계로서 EOS가 필요하다. EOS는 대형 차세대 사업에서 분석, 설계 작업에 오랜 시간이 걸리는 것과 달리 기존 시스템의 코어로직을 그대로 사용한다는 점에서 시간을 단축 할 수 있다. 테스트 등에 걸리는 시간을 1/3 이상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통상 EOS는 통상 서버 및 운영체제의 서비스 유지보수 기간이 끝나는 것에 대한 대응 사업으로 인식된다. 하지만 금융 차세대사업에서의 EOS는 노후된 서버 등 하드웨어 장비를 교체하는 시점에 향후 클라우드 등 새로운 인프라 전환에 유연하게 대처하기 위한 사전 정지작업으로 이해된다. 새로운 아키텍처와 애플리케이션을 받아들일 수 있는 최신의 인프라 구성을 통해 대형 사업의 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는 것이다.
SK(주)C&C가 EOS에 관심을 두는 이유는 빅뱅 방식의 차세대시스템 구축 관행이 이제는 변화해야 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빅뱅 방식이 그동안 금융 IT사업을 견인하고 금융사 입장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마련하는데 도움이 된 것은 맞지만 기술 발전의 변화 폭이 크고 디지털 전환이 초점이 된 지금에 와서는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EOS구축 후 추가 혁신 서비스 관련 대응 개발 추진에 나설 경우 리스크는 2배 경감되고 구축 비용, 수행 기간, 현업 참여도, 업무 프리장(Freezing)기간이 단축된다는 설명이다.
김 부문장은 '대형 빅뱅 차세대는 단위 테스트가 끝나고 시나리오 테스트에 들어가도 장애가 발생하는 것이 현실'이라며 'A은행 차세대의 경우 프로그램이 80만 본에 달했는데 산술적으로 완벽한 테스트는 불가능하다. EOS를 진행할 때 90% 이상의 애플리케이션이 재활용이 가능하다. 차세대를 진행하며 일정 품질에 올라오기 위해선 상당한 시간이 경과해야 하는데 EOS는 이미 품질을 확보하고 진행하는 셈'이라고 밝혔다.
EOS는 클라우드 전환을 위한 준비단계 역할도 한다. 김 부문장은 'U2L 사업을 통해 리눅스 베이스의 다운사이징을 하게 하는데 이는 금융사 시스템을 퍼블릭 클라우드 등으로 올릴 수 있는 단계를 의미한다. EOS를 통해 U2L을 수행하면 향후 금융사의 대외계와 채널계를 손대기 더 수월해진다'고 설명했다.
이미 SK(주)C&C는 다수의 EOS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완성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김만흥 부문장은 '최근 수행한 메트라이프생명 사업도 EOS를 통한 U2L사업을 적용했다. 최근 2금융권에서 EOS에 대한 관심이 높다. 특히 주 52시간 제도가 정착되면서 기존의 빅뱅 방식 차세대는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반면 시스템은 업그레이드를 미룰수록 잔고장이 많아질 수 밖에 없다. 결국 EOS를 통해 대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SK(주)C&C는 내년도 금융 IT시장에서 농협 정보계 차세대, 우체국금융 차세대 등에 의욕을 보이고 있다. 김만흥 부문장은 '이밖에 저축은행 중에서도 차세대 이슈가 있을 것이다. 저축은행중앙회 차세대 사업 수행을 통해 공통분모를 마련했는데 차별화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또, 글로벌 사업도 시각을 넓히면 국내 금융시스템을 잘 패키징하면 채널계 등에서 경쟁력이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이상일 기자>2401@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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