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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6 (일)

[로컬 프리즘] ‘미군 도시’ 의정부의 문화도시 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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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전익진 경인총국장


서울과 접한 경기도 의정부시는 경기도북부청, 경기북부경찰청 등 관청이 밀집해 있는 주요 도시이지만 지난 60여 년간 미군 주둔으로 인한 각종 규제 탓에 발전이 더뎠다. 의정부를 대표하는 ‘부대찌개’는 미군부대가 탄생시킨 음식이고, ‘기지촌 도시’라는 부정적 이미지를 완전히 떨쳐내지 못하고 있다.

이런 의정부시가 미군기지가 떠나면서 ‘문화도시’로 야심 찬 변모를 추진 중이다. 시는 미군 반환 예정 공여구역 주변 지역인 산곡동 62만1000㎡에 K-POP(케이팝), 관광, 쇼핑을 즐길 수 있는 복합문화 융합단지 조성 공사를 지난달 15일 시작했다. 시와 민간이 공동 개발하는 방식으로 총 4821억원이 투입된다. 케이팝 클러스터, 어린이 인기 애니메이션 캐릭터인 뽀로로 테마 랜드, 가족형 호텔, 신세계 프리미엄 아웃렛, 아파트 단지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단지가 들어서면 4만 명의 일자리 창출과 1조7000억원 규모의 기업투자 효과를 낼 것으로 의정부시는 기대한다. ‘의정부 100년 먹거리’ 완성의 핵심 사업이다.

하지만 층수 제한 규제가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그린벨트(개발제한구역) 해제에 따른 토지이용 규제로 공동주택용지와 상업용지를 뺀 나머지 땅에는 건물을 4층 높이로만 지어야 한다. 안병용 의정부시장은 사업 성공을 위해 중앙부처에 규제 완화를 요구 중이다.

게다가 국방부가 지난 11일 발표한 주한미군기지 즉시 반환 대상에서 의정부시 미군기지 3곳(캠프 레드클라우드, 캠프 잭슨, 캠프 스탠리)이 제외됐다. 안병용 시장은 성명을 내고 “미군기지가 도심 요지에 자리해 지역개발에 심각한 영향을 주고 있고, 이전 지연으로 사회적 피해 외에 경제적인 피해만 해도 10조원에 가깝다”며 반발하고 있다.

의정부에는 6·25 전쟁 이후 8개 미군기지가 주둔하면서 60년 넘게 지역 발전이 가로막혀 왔다. 시민들은 반세기가 넘도록 국가 안보를 이유로 희생을 강요받아 왔다. 이런 의정부가 미군기지 이전에 발맞춰 꾀하는 문화도시로의 변모 추진에 국가 차원에서 관심을 갖는 게 ‘공정’의 차원에서 필요하다.

전익진 경인총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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