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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선거제 개혁

비례한국당, 비례민주당…미적분선거제에 기막힌 답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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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박종진 기자] [the300]선거법 강행처리 가시화에 '최후의 카드'로 거론…현실화는 불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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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이 패스트트랙에 오른 선거법 개정안과 공수처 설치법의 처리 저지하기 위해 무기한 농성에 돌입한 가운데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 앞 로텐더홀에서 황교안 대표 등 의원들이 농성을 벌이고 있다. /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비례한국당', '비례민주당'이 등장하는 기현상이 벌어질까.

소위 '4+1' 협의체(더불어민주당, 바른미래당 당권파, 정의당, 평화당+대안신당)가 예산안에 이어 선거법 개정안 등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법안도 강행할 조짐이 가시화되자 거대 정당의 위성정당 창당설이 주목받는다.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실제 도입되면 지역구 당선자를 많이 내는 정당은 상대적으로 불리해지기 때문에 비례득표만을 노린 정당을 따로 만든다는 게 골자다.

논의는 수세에 몰린 한국당 내에서 꾸준히 제기됐다. 한국당 원내지도부 관계자는 "4월 패스트트랙 사태 이후 단계별 대응전략을 논의하면서 최후의 수단으로 비례한국당을 만드는 방안도 고민해왔다"고 밝혔다.

예산안 강행처리에서 확인됐듯이 여당이 마음만 먹으면 선거법 처리도 시간문제일뿐이라는 점에서 비례한국당은 마지막 카드로 거론된다.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와 수정안 '무한 제출' 등 갖가지 방법으로 저지에 나선다고 해도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결국 목적은 비례의석수 확보다. 현재 유력한 안으로 알려진 '250(지역구)·50(비례)·50(연동률)'에 최근 여론조사(리얼미터 9일 발표)를 비례득표율로 가정해 적용(지역구는 현재 기준)하면 31.4%를 얻은 한국당이 건지는 비례의석은 15석이다. 반면 득표율 7%의 정의당도 13석을 확보해 별 차이가 없다.

정당득표에 따른 배분 의석에서 지역구 의석을 먼저 빼고 연동률을 계산하기 때문에 지역구를 많이 승리하는 거대정당일수록 상대적 손해를 볼 가능성이 크다.

만약 비례한국당을 만들어 한국당 지지자들이 비례투표를 몰아주면 상황은 달라진다. 원래 한국당은 비례의석을 못 가져가겠지만 비례한국당은 지역구 의석이 없을 것이므로 연동률에 따른 비례의석 지분을 고스란히 가지게 된다.

의원정수를 300명으로 못 박는 상황에서는 50명의 비례대표를 이런 식으로 나눠 가지게 되면 현재 정당득표율대로 나누는 방식과 크게 달라지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민주당 역시 지역구에서 승리를 많이 할수록 연동형 비례대표제에서는 의석수 감소 가능성이 있는 만큼 비례민주당 얘기가 안팎에서 나오기도 한다.

다만 위성정당의 출연이 현실화될지는 불투명하다. 무엇보다 정치적 부담이 크다.

군소야당과 함께 선거제 개편을 추진해온 민주당으로서는 비례민주당을 만드는 일이 일종의 자기부정이 될 수도 있다. 현실성이 떨어지는 이유다.

한국당도 고육지책으로 고민해왔을 뿐 정해진 건 없다. 국민들에게 꼼수로 읽히면 자칫 중도층의 반감을 사는 등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 한국당 한 중진 의원은 "비례한국당을 만드는 건 지지자들의 전략적 투표를 전제로 하는 일인데 여러가지 고려해야 할 사항이 많다"고 밝혔다.

박종진 기자 free2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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