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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트럼프, 나토 동맹 겨냥 "방위비 안내면 '무역'으로 걸 것" 엄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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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쪽이든 돈 내면 돼"…'방위비와 관세 등 무역 연계' 시사하며 압박

한국과의 방위비 분담금 협상 진행 맞물려 발언 파장 주목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AFP=연합뉴스]



(워싱턴=연합뉴스) 송수경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유럽 동맹들의 방위비 분담금 증액을 거듭 압박하면서 방위비와 무역 문제의 연계 가능성을 시사했다.

방위비를 제대로 내지 않는 나라들에는 무역 문제로 '보복'을 가할 수 있다는 엄포성 발언을 내놓은 것이다.

영국 런던에서 3∼4일 이틀간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 도중 나토 회원국들을 겨냥한 메시지이긴 하지만, 한국과의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 진행되는 와중에 나온 발언이라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언급은 방위비를 '국내총생산(GDP)의 2%' 기준에 맞춘 국가들과의 업무 오찬에서 이뤄진 것이다. 백악관은 이날 자리의 명칭을 아예 '2% 납부국가들(2% ers)과의 업무 오찬'이라고 명명했다.

클라우스 요하니스 루마니아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초청해준 데 대해 감사의 뜻을 표하며 "우리는 가장 부유한 나라들은 아니지만, 나토의 단결을 믿는다. 그리고 나토가 우리 모두에게 매우 중요하다고 믿는다"며 "따라서 이러한 방위비 분담은 매우 중요하다. 나는 우리의 동료 국가들이 우리의 선례를 따를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실제로 그들(2%를 채우지 못한 국가들)은 그럴 것"이라면서도 "그들이 그러지 않는다면 우리는 무역으로 그들을 걸 것(we’ll get them on trade)"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쪽이든 저쪽이든 어느 쪽이든 그들은 돈을 내게 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방위비 분담금을 제대로 내지 않은 국가들의 경우 관세 등을 통해 그만큼의 액수를 받아낼 수 있다는 취지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언급은 한국과의 방위비 협상에 던질 시사점과 맞물려 주목받고 있다.

연합뉴스

트럼프, 나토 동맹 겨냥 "방위비 안내면 '무역'으로 걸 것" 엄포 (PG)
[정연주 제작] 일러스트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 간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 여의치 않을 경우 자동차 고율 관세 카드를 그 지렛대로 꺼내 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것 아니냐는 관측인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주한미군이 현 규모로 계속 주둔하려면 한국이 방위비를 더 공정하게 부담해야 한다고 밝히는 등 '주한미군 카드'까지 꺼내며 방위비 압박에 나선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가용 가능한 카드들을 전방위로 휘두르며 한국을 압박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일각에서 고개를 들고 있다.

앞서 미국은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라 일본, 유럽연합(EU), 한국 등 외국산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에 25%의 고율 관세를 부과한다는 계획을 추진해왔다.

당초 미국은 지난 5월 17일 결정을 내릴 계획이었지만,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 명의의 포고문을 통해 해당 결정을 180일 연기했다. 180일 시한은 지난달 13일로 만료됐지만, 현재까지 부과 여부 결정은 내려지지 않은 상황이다.

이와 관련, 윌버 로스 미국 상무장관은 3일 자동차 관세와 관련, "개별 기업들과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우리가 그로부터 매우 좋은 이익을 일부 거뒀다"면서 "(앞으로 협상 결과에 따라) 관세 필요성이 있을 수도 혹은 없을 수도 있다"며 고율 관세 부과 가능성을 열어둔 바 있다.

'관세맨'을 자처해온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일에는 브라질과 아르헨티나가 환율시장에 부당하게 개입했다고 주장하며 철강과 알루미늄 관세 부과를 재개하겠다는 방침을 기습적으로 밝히는가 하면 프랑스에 대해서도 디지털세를 문제 삼아 보복관세를 부과키로 하는 등 재선 국면에서 최근 들어 관세 폭탄 카드를 다시 휘두르는 모양새이다.

한국은 지난해 5월 브라질, 아르헨티나와 함께 쿼터제를 조건으로 철강 관세를 면제받은 세 나라 중 하나라는 점에서 갑자기 이들 두 국가를 정조준한 관세 카드가 한국에도 영향을 미칠지 여부도 주목 대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3일에는 미·중 협상과 관련, "데드라인이 없다. 여러 가지 면에서 중국과의 합의를 선거 이후까지 기다리는 것이 나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배수의 진을 치며 대중 압박 수위를 높이기도 했다.

hanks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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