퀄컴이 내년 삼성전자, LG전자 등 주요 스마트폰 회사 신제품의 '두뇌'가 될 새로운 모바일 시스템온칩(SoC) '스냅드래곤 865'를 공개했다. 특히 이번에 퀄컴은 업계 최초로 스마트폰 제조사가 레고처럼 쉽게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5G 모뎀칩 등을 조립할 수 있는 '모듈러 플랫폼'을 선보였다. 한층 더 제조사 친화적인 비즈니스 방식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퀄컴은 3일(현지시각) 미국 하와이 그랜드 와일레아 호텔에서 열린 '스냅드래곤 테크 서밋 2019' 행사에서 5G 스냅드래곤 모바일 플랫폼, 5G 모듈 플랫폼, 3D 소닉 지문인식 등 내년에 주력할 신제품을 대거 공개했다. 기조연설자로 나선 크리스티아노 아몬 퀄컴 사장은 "2020년은 5G 통신이 본격화 되는 해로 전 세계 더 많은 소비자들에게 5G 멀티 기가비트 속도를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퀄컴 스냅드래곤 865, 스냅드래곤 765. /퀄컴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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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에 출시될 삼성전자 갤럭시S11(가칭), LG전자의 V60(가칭) 등에 탑재될 플래그십 모델인 스냅드래곤 865 플랫폼은 올초에 출시된 '스냅드래곤 855'와 마찬가지로 AP와 5G 모뎀칩이 분리된 투칩 형태로 설계됐다. 퀄컴 측은 "이미 수년전에 설계가 완성돼 있었는데, 내부적으로는 원칩보다는 투칩이 5G 이동통신 성능을 구현하는데 적합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스냅드래곤 865 모바일 플랫폼은 최신 5G 모뎀칩인 스냅드래곤 X55 모뎀·RF 시스템을 기반으로 차세대 플래그십 기기에 필요한 높은 연결성과 성능을 제공한다. 구체적인 AP 구조와 통신칩 성능은 4일(현지시각) 베일을 벗을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8개의 중앙처리장치(CPU) 코어와 587메가헤르츠(MHz)로 동작하는 아드레노 650 그래픽처리장치(GPU)가 탑재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AP의 연산성능은 기존 모바일 SoC보다 25% 이상 끌어올렸을 것으로 추정되며, X55의 통신 속도 역시 최대 7.5Gbps에 이르는 속도로 업계 최고급 수준을 달성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반면 AP와 모뎀을 투칩 구조로 분리한 스냅드래곤 865와 달리 이날 함께 공개한 스냅드래곤 765·765G는 모바일 프로세서와 2세대 X52 5G 통신모뎀이 하나의 칩으로 구성됐다. 스냅드래곤865와 달리 중저가·보급형 스마트폰 모델에 집중적으로 탑재될 것으로 전망되는 스냅드래곤 765·765G는 865에서 지원하는 AI 프로세싱 및 스냅드래곤 엘리트 게이밍 등의 기능을 그대로 탑재했다.
이날 가장 주목을 끈 건 퀄컴이 창사 이후 처음으로 '모듈러 플랫폼'을 스마트폰 제조사, 이동통신사에 제공할 계획을 밝혔다는 것이다. 모듈러 플랫폼이란 통상 자동차, 가전 제품 생산 프로세서에서 주로 사용되는데 제품 규격 표준화를 통해 레고 블럭처럼 자유롭게 조립이 가능한 플랫폼을 지향한다. 복잡다단한 스마트폰 설계 및 개발 과정에서 가장 난해한 작업인 모바일 AP, 모뎀칩 최적화의 시간을 줄일 수 있다.
국내 이동통신업계 관계자는 "모듈러 디자인을 과거 LG전자 등에서 제품에 제한적으로 구현한 바는 있지만 결국 성공하지는 못했는데, 이론적으로는 스마트폰 개발 및 생산을 앞당길 수 있는 가장 최적의 방법"이라며 "퀄컴 입장에서는 삼성전자, 화웨이, 미디어텍 등 모바일 AP, 5G 모뎀칩 분야에서 기술력을 높이고 있는 경쟁사에 대항해 5G 시장에서 더 많은 제조사와 이통사를 우군으로 끌어들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퀄컴은 새로운 3D 소닉 지문인식 기술도 공개했다. '3D 소닉 맥스'는 퀄컴의 최신 초음파 지문인식 센서로 이전 모델 대비 지문인식 범위가 17배 향상돼 두 손가락 인증으로 더욱 보안성을 높였다. 빠른 인식 속도와 손쉽게 사용 가능한 것도 장점이다.
아몬 퀄컴 사장은 "5G는 지금까지 상상하지 못한 연결 방식을 통해 컴퓨팅 및 의사 소통에 대한 새롭고 흥미로운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며 "스냅드래곤 5G 모바일 플랫폼으로 업계를 지속적으로 선도하고 2020년까지 더욱 많은 기업들이 5G 제품·서비스를 선보일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황민규 기자(durchma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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