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물가지수 지난해 대비 0.2% 상승
지난 8월 사상 첫 마이너스 이후
4개월 만에 공식 지표상 상승세로 전환
11개월째 0%대 저물가 행진은 지속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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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의 늪에 빠졌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개월 만에 공식 지표상 상승세로 전환했다. 하지만 물가상승률은 0.2%에 그쳐 여전히 저물가 우려를 불식시키기엔 어려운 수준이었다.
2일 통계청이 발표한 ‘11월 소비자물가동향’을 보면, 소비자물가지수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0.2%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물가상승률은 지난 8월 -0.04%(소수점 첫째자리까지 공표하는 공식 지표는 0.0%)를 기록해 1965년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뒤 처음으로 하락세를 기록했다. 이어 9월에는 -0.4%로 사상 첫 공식 마이너스 물가를 기록했다. 10월에는 플러스로는 전환됐지만, 공식 지표는 0.0% 보합으로 기록됐다.
이두원 통계청 물가동향과장은 “농축수산물이나 석유류 등 종전에 크게 하락했던 부분이 최근 하락세가 완화된 게 물가상승의 큰 요인”이라며 “태풍 및 가을장마로 배추·무·오이 등 작황이 악화되면서 가격이 크게 올라 채소류 등 하락세가 둔화한 것이 물가상승의 원인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마이너스 물가는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마이너스 물가는 탈출했지만 여전히 0%대 낮은 물가 상승률은 계속되고 있다. 물가상승률은 지난 1월 0.8%로 시작한 뒤 11개월째 1%를 밑돌고 있다. 계절적 영향을 받는 농산물과 석유류 등을 제외해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알려주는 근원물가는 0.6% 상승해 전달(0.8%)보다 오름폭이 줄었다. 세계적인 경기 부진으로 원자재 값이 하락하는 데다, 국내 수요의 둔화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여기에 무상교육 확대,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 등 정책적 효과로 공공서비스 물가가 하락세를 보이고, 지난해 가격이 급등했던 채소류 가격도 기저효과 탓에 가격 약세가 이어지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기저효과 등 특이 요인이 완화되면서 물가가 연말에는 0%대 중반으로 회복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체감물가를 파악하기 위해 전체 460개 품목 가운데 자주 구매하고 지출 비중이 큰 141개 품목을 토대로 작성한 생활물가지수는 0.2% 상승했다. 기상 여건에 따라 가격 등락 폭이 큰 ‘신선식품지수'는 1년 전보다 5.3% 떨어지며 5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품목 중에는 감자(-38.3%)가 2005년 4월(-45.2%) 이후 최대 하락 폭을 보였고, 마늘(-23.6%)·토마토(-14.9%) 등도 하락 폭이 컸다. 공업제품은 지난해보다 0.2% 내렸고, 전기·수도·가스는 1.5% 상승했다. 서비스 물가는 0.7% 상승했다.
노현웅 기자 golok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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