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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염치와 수치·늑대의 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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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는 삶·아우내의 새

나는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알면 좋겠어요·이 시대의 아벨

(서울=연합뉴스) 이승우 기자 = ▲ 염치와 수치 = 소설가 김남일은 우리가 근대문학을 너무 모른다는 반성에서 이 책을 쓰게 됐다고 한다.

구한말부터 해방에 이르기까지 우리 근대 문학을 수놓은 대표 작가들의 참모습을 파헤쳤다.

김동인, 이광수, 이효석, 염상섭, 나혜석, 이육사, 이상, 김유정, 채만식, 김명순 등 당대 최고 문인들의 작품 세계를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본다.

이들 대부분은 비록 식민 시대에 살았지만, 당시 세계 최강국 지위를 다툰 일본의 진보한 문화를 향유했고 도쿄를 동경했다고 한다.

일본 유학파도 많았던 데다, 대륙으로 가는 북쪽 길도 열려있을 때라 오히려 지금보다 자유롭고 열려있는 세계인의 감각을 지녔다.

김남일은 같은 작가로서 그들의 작품을 통해 근대 문인들의 고민과 고통, 희망을 들여다본다.

이등 시민이었을 뿐 아니라 현대 여성과는 달리 성별로도 신분 차별을 받아야 했던 당시 여성 작가들의 고통과 애환도 짚는다.

낮은산. 344쪽. 1만6천원.

연합뉴스


▲ 늑대의 왕 = 18세기 말 스웨덴 스톡홀름을 배경으로, 신원을 알 수 없을 정도로 훼손된 시체를 둘러싼 미스터리를 풀어가는 추리 스릴러다.

팔과 다리가 잘리고 눈, 이, 혀가 모두 뽑힌 채로 발견된 괴이한 시신. 조사해 보니 심지어 사라진 신체 기관들은 살아 있을 때 하나씩 차례로 훼손된 것이다.

잔인하고 사악했던 중세 유럽의 어두운 분위기 속에서 냉철하고 두뇌 명석한 법관과 싸움에 능한 거구의 방범관이 현대판 셜록 홈스처럼 집요하게 사건의 진실을 좇는다.

빠른 전개와 반전이 거듭되면서 서서히 인간의 추악한 본성과 탐욕이 충격적으로 드러난다.

스웨덴 신예 니클라스 나트 오크 다그의 데뷔작으로 35개국에서 번역 출간된 베스트셀러다. 송섬별 옮김.

세종서적. 480쪽. 1만6천원.

연합뉴스


▲ 보이지 않는 삶 = 세계 20여개국에 번역 출간됐고, 이를 원작으로 만든 영화는 올해 칸 국제영화제에서 '주목한 만한 시선상'을 받았다.

가부장제 사회가 여성의 자아를 억압한다는 시각에 초점을 맞춘 장편소설이다.

재주 많고 머리 좋은 동생, 아름다운 외모로 주목받는 언니, 두 자매가 남자들 때문에 재능을 피우지 못하거나 곤경에 처한다.

하지만 이들 자매는 오뚝이처럼 일어서고 여성 공동체 연대를 통해 가부장 시스템에 대항한다. 작가도 이들의 역경과 응전에 유머를 버무려 낙관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1973년 브라질에서 태어난 마르타 바탈랴 첫 번째 소설이다. 김정아 옮김.

은행나무출판사. 240쪽. 1만3천원.

연합뉴스


▲ 아우내의 새 = 1986년 초판이 나온 문정희 시인 장시집을 새롭게 재출간했다. 3·1 운동 100주년을 기념한 것이라고 한다.

유관순의 아우내 장터 만세운동을 다룬 시집으로, 그동안 시극과 낭송, 라디오 드라마 등을 통해 셀 수 없이 소비된 유명한 작품이다.

독립된 제목을 지닌 단시 45편이 다른 호흡임에도 하나의 가락으로 이어지며 완성도를 확보한다.

문정희는 1947년 전남 보성에서 태어나 1969년 월간문학을 통해 등단했다. '양귀비꽃 머리에 꽂고', '다산의 처녀' 등 시집과 시극집, 에세이집을 냈다. 현대문학상, 대한민국 문화예술상 등 다수 문학상을 받았고 현재 동국대 석좌교수다.

난다. 116쪽. 1만원.

연합뉴스


▲ 이 시대의 아벨 = 문학과지성 시인선 서른 번째 시리즈로 고정희 시인이 1983년 초판을 펴낸 작품을 다시 발간했다.

당시 아벨이 되길 갈망하고 자임한 이들은 사실은 카인이었고, 시인은 이들에게 아파하고 속죄하며 아벨이 되라고 노래한다.

전남 해남에서 태어난 시인은 1991년 지리산에 오르다 실족해 마흔다섯 짧은 생을 산에 묻었다.

문학과지성사. 130쪽. 9천원.

연합뉴스


▲ 나는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알면 좋겠어요 = '섬진강 시인'으로 불리는 김용택이 새로 쓴 에세이집이다.

일상의 풍경과 가족, 주변인들과의 관계를 다정하고 서정적인 글로 잔잔하게 풀어낸다.

난다. 224쪽. 1만4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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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sl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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