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식 8일차’ 황교안, 의식 잃은 채 병원 긴급이송 후 의식 회복

단식 8일 차를 맞은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27일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 천막에서 나경원 원내대표 등 의원들을 만나고 있다. 연합뉴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단식투쟁 8일째인 27일 밤 의식을 잃고 병원으로 옮겨졌다.

황 대표는 이날 오후 11시 3분 청와대 사랑채 인근 단식 농성장에서 의식을 잃어 서울 신촌 세브란스 병원으로 긴급 이송됐다. 황 대표는 지난 20일부터 선거법 개정안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법의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철회를 주장하며 단식해 왔으나 23일 저녁부터는 아예 거동을 못한 채 임시텐트 형태의 농성장 안에 누워 있었다. 조경태 한국당 최고위원은 “갑자기 의식을 잃었고 말을 못하는 상황이었다”며 “옆에 있던 의료진이 상태가 심각하다 판단해 인근에 대기 중이던 구급차를 불러 후송했다”고 전했다. 발견 당시 호흡은 이뤄지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황 대표는 그간 측근들과 당 의원들의 병원행 권유에도 완강하게 버텨왔다. 이날 오후 농성장을 찾은 나경원 원내대표도 재차 권했지만 황 대표는 “조금 더 이어가야 한다”며 이송을 거부했다. 단식 기간 동안 계속된 강추위로 상태가 급격히 악화된 황 대표는 25일부터 신장 기능 저하로 인해 단백뇨 증상을 보였다. 김도읍 당대표 비서실장은 이날 “며칠째 혈압이 낮았고 심장 기능에도 이상 신호가 있었다”고 전했다.

황 대표가 쓰러진 당시 현장에 있었던 이동욱 경기도의사회장은 유튜브 채널 ‘신의 한수’에서 “의식은 없었지만 생체활력징후는 있었기 때문에 회복 될 것이라 전망한다”고 설명했다.

황 대표는 병원 응급실에서 검사와 조치를 받은 뒤 일반병실로 옮겨졌다. 그는 28일 새벽에 의식을 회복했다고 김명연 수석대변인이 전했다.

한편 이날 국회에서는 황 대표가 반대하던 선거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에 부의됐다.

김정원 기자 gardenk@hankookilbo.com

이서희 기자 shlee@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