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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5세대 이동통신

독·프 화웨이 5G 장비 구매 검토…트럼프 어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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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반화웨이 동맹’, 우군 없는 난처한 지경

독일 경제장관 “스파이? 미국 장비도 비슷”

프랑스 재경부차관 “미국 따라가지 않을 것”


한겨레

세계적으로 차세대 기술이자 미래 경제의 고부가가치 먹거리로 떠오른 5세대 이동통신(5G)망 구축을 둘러싸고 미국과 중국이 패권 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독일·프랑스 등 유럽의 미국 동맹국들마저 중국 화웨이 5G 장비 구매를 적극 검토하고 있다. 오스트레일리아(호주)를 제외하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반화웨이 동맹’ 구상은 우방국에 대한 숱한 압박에도 불구하고 정작 우군 없는 난처한 지경에 빠져들고 있다.

27일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에 따르면, 페터 알트마이어 독일 경제장관은 지난 24일 한 독일 텔레비전방송 인터뷰에서 “화웨이가 통신 데이터를 중국 정보당국에 전송할 위험은, ‘믿을 수 없는’ 미국이 그동안 해왔던 스파이 행위에 비하면 결코 더 심각하지 않다”고 말했다. 2015년 미국 국가안보국이 앙겔라 메르켈 총리의 휴대전화를 도청한 것으로 드러났던 사실을 다시 꺼낸 것이다. 그는 “당시 우리는 미국산 제품 불매운동에 나서지 않았다”고 강조한 뒤 “화웨이가 통신망 데이터를 중국 정보당국에 넘기는 건 중국 법률에 따른 것인데 미국도 테러리즘과의 전쟁을 명분으로 자국 통신기업들이 수집한 특정 정보를 미국 정보국에 제공하도록 의무화하고 있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메르켈 총리는 독일 차세대 5G 네트워크망 구축의 후보 사업자에서 화웨이를 배제하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압력을 지난 몇달간 수차례 거부했다.

리처드 그리넬 주독일 미국대사는 역정을 내며 즉각 대응했다. 그리넬 대사는 25일 독일 주간 <슈피겔>에 “중국 공산당 지배 같은 역사를 무시한 채 미국과 중국의 정보활동을 비교하고 도덕적으로 똑같이 보는 건 용납할 수 없다. 알트마이어 장관의 발언은 독일의 안보에 기여해온 수천명의 미국인을 모욕하는 것”이라고 항의했다. 독일은 화웨이를 배제하면 중국 당국이 중국 시장에서 독일산 수입차에 보복을 가할 것이라고 우려한다. 앞서 우컨 주독일 중국대사는 “화웨이가 배제된다면 중국 기업에 대한 노골적인 차별로 간주할 것”이라며 “화웨이가 정말로 독일 네트워크 안보에 위협이 된다면 왜 단 한번도 그런 일이 실제로 일어나지 않았는가. 왜 나라마다 (화웨이) 5G망 조기구축에 혈안이 돼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프랑스 재정경제부의 아녜스 파니에뤼나셰 정무차관도 26일 방송 인터뷰에서 차세대 5G망 사업 장비공급업체 선정과 관련해 “우리는 미국이나 호주의 입장을 따라가지 않을 것”이라며 “그 어떤 장비공급업체도 표적으로 삼아 배제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유럽 국가들은 ‘반화웨이 동맹’ 참여에 갈수록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안보상) 덜 민감한 통신장비 네트워크에는 여전히 화웨이 장비를 사용하고 있다”고 논평했다. 최근 브라질과 인도 정부도 “순전히 경제적으로 고려할 때 화웨이 장비 구매를 배제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다급해진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 트위터에 “(애플 최고경영자) 팀 쿡에게 애플이 미국의 5G망 구축에 관여할 수 있는지 봐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조계완 기자 kye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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