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오전 서울 성북구 삼선교 분수마루에 마련된 성북 네 모녀 시민분향소를 찾은 한 시민이 추모하고 있다.[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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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초 생활고를 암시하는 유서와 함께 숨진 채 발견된 ‘성북구 네 모녀’의 죽음을 애도하기 위한 시민 분향소가 마련됐다.
성북 나눔의 집 등으로 구성된 '성북 네 모녀 추모위원회'는 21일 하루동안 서울 성북구 한성대입구역 인근에서 분향소를 운영한다고 밝혔다.
지난 2일 성북구 다세대 주택 2층에서 70대 어머니와 40대 딸 3명 일가족이 숨진 채 발견됐다. 숨진지 한참 뒤에야 발견된 이들 곁에서는 “힘들었다. 하늘나라로 간다”는 유서가 발견돼 경찰은 이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수사해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최근 급격한 경제적 어려움을 겪었고 집 우편함에서는 채무 이행 통지서 등이 발견됐다고 한다.
최근 이들의 장례를 치를 사람이 없어 지자체가 무연고 장례를 진행한다는 소식이 알려졌고, 이에 안타까움을 느낀 위원회가 죽음을 애도하기 위해 분향소를 차리게 됐다고 한다.
위원회는 "2014년 이른바 '송파 세 모녀' 사건 이후 정부가 전국적으로 (복지 사각지대에 대한) 조사를 하고 관련법을 제·개정했지만, 빈곤층의 현실은 변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기초생활보장제도 수급자 수는 여전히 3%대에 머무르고 있고 낮은 임금, 불안정한 노동 문제는 심각해지고 있다. 더는 안타까운 죽음이 없어야 한다"고 제도 개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위원회는 "위기와 빈곤에 빠진 이들이 죽음으로 내몰리지 않는 사회를 바란다"며 "공공적 복지, 보편적 복지, 예방적 복지 3가지를 모두 가져갈 수 있는 복지 정책으로 전환하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더 이상 이런 안타까운 죽음이 있어서는 안 된다"며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의 독소조항인 부양의무자기준을 폐지하고 불안정한 영세자영업자와 노동자들의 위험에 대응하는 복지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위원회는 이날 오후 7시 이들 모녀를 위한 추모제를 한 뒤 오후 9시까지 분향소를 운영할 계획이다.
권유진 기자 kwen.y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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