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5G 장비만 까는 것은 의미 없고 6G 기반 기술도 없어"
KT 회장직 물러나면 "대학 강단에 서고 싶다"
황창규(왼쪽) KT 회장과 마크 베니오프 세일즈포스 CEO가 19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모스콘센터에서 열린 '드림포스 2019' 행사장을 둘러보고 있다. [KT 제공=연합뉴스] |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정성호 특파원 = 19일(현지시간)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기자들과 만난 황창규 KT 회장은 '5G(5세대) 이동통신의 전도사'였다.
이날 샌프란시스코 모스콘센터에서 개막한 '드림포스 2019'에 대담자로 참석하기 위해 미국을 방문한 그는 행사 뒤 기자들과 만나 5G가 가져올 미래 변화상을 설명하면서 5G가 대한민국의 미래 먹거리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황 회장은 초대 국가기술전략단장(CTO) 시절부터 5G를 미래 성장동력으로 점찍고 이를 고민해왔다고 말했다. KT 회장에 지원서를 낸 것도 그 때문이었다고 한다.
그는 "국가 CTO 때 내세운 것이 한국의 미래를 스마트화하겠다. 기가토피아로 만들겠다는 것이었다"라며 "정보통신기술(ICT)로 뭐든 융합하겠다는 게 그때 나왔다"고 말했다.
황 회장은 "CTO 할 때 3년 내내 4G 다음 기술인 5G를 미래 먹거리로 찾다가 2014년 KT로 오자마자 5G 내부 회의를 하고 준비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그렇게 준비해 KT는 5G 통신과 관련한 특허를 여럿 확보할 수 있었다.
KT 관계자는 "회사가 확보한 5G 기본 특허가 현재 15개"라며 "(이 정도의 특허를 확보한 것은) 전 세계에 우리밖에 없다"고 말했다.
황 회장은 "5G는 국가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인간의 삶과 산업을 완전히 바꿀 것"이라며 "중국도 이것을 알고 4G도 제대로 하지 않은 상태에서 5G를 이달 초 시작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과 중국 등이 5G 시장 선점 경쟁에 나서는 상황을 '전쟁'이라고 표현했다. 다만 중국과 관련해 "5G에 걸맞은 애플리케이션이나 타깃이 없이 기술만 투자하고 장비만 깐다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 반문했다.
황 회장은 4G까지는 B2C(기업-소비자 간 거래) 시장을 위한 서비스였다면 5G부터는 B2B(기업 간 거래) 시장에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4G까지는 사진·동영상을 빨리 볼 수 있는 정도였지만 5G는 속도 경쟁이 아니고 초저지연성과 초연결성이 관건"이라며 "우리나라의 제조업, 농업, 의료 등의 사업 판도가 바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현대중공업의 '5G 조선소'를 예로 들었다. 축구장 70개 크기의 조선소에 5G망을 이용한 센서와 카메라를 설치해 사고를 반으로 줄이고 생산성을 40% 높였다.
황 회장은 또 삼성병원도 5G 병원으로 만들 계획이라면서 "앞으로 28㎓ 주파수가 5G로 이용되면 원격진료나 원격수술의 시대가 온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2020년에는 상상도 못 할 5G B2B 시장을 열 것"이라고 밝혔다.
황 회장은 "이것이 KT를 통신회사라 부르지 말라는 이유"라며 "KT는 이미 플랫폼 회사고 인공지능(AI) 회사"라고 말했다.
황창규(왼쪽) KT 회장과 마크 베니오프 세일즈포스 CEO가 19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모스콘센터에서 열린 '드림포스 2019' 행사장을 둘러보고 있다. [KT 제공=연합뉴스] |
그는 중국이 차세대 이동통신인 6G 준비에 들어갔다는 소식에는 의구심을 드러냈다.
황 회장은 "5G의 핵심이 안테나를 2개에서 64개까지 늘려서 엄청난 데이터를 받는 빔포밍 기술인데 이게 이미 10년 전에 연구되고 있었다"며 "6G를 얘기하려면 그런 기반 기술이 있어야 하는데 지금 아무것도 없다"고 일축했다.
그는 지난 6월 미국 주최로 네덜란드에서 열린 '글로벌 기업가정신 정상회의(GES) 2019'에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자신에게 친서를 보내 연사로 참석해 달라고 요청했다는 일화도 털어놨다.
행사를 불과 두 달 앞두고 주한 미국 대사관이 참석을 요청하길래 이를 거절하자 주한 미국대사가 폼페이오 장관의 친서를 들고 왔다는 것이다.
그는 KT 회장직에서 물러난 뒤 대학 강단에 서고 싶다고 했다.
황 회장은 "젊은 친구들이 꿈을 꿀 수 있게 하는 게 어떤 일보다 중요하고 기회가 되면 그런 일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sisyph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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