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역 공공도서관에서 근무하는 사서들의 근무 만족도가 100점 만점 기준 42.6점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난다. 이런 사실은 한국노동사회연구소(소장 노광표)가 최근 서울시의 의뢰를 받아 167개 서울 지역 공공도서관 사서들을 전수조사한 결과 드러났다. 이번 실태조사는 운영 현황과 고용 실태, 인사 관리와 임금 실태에 대한 노동자 설문과 인터뷰 조사 등으로 이루어졌다.
실태를 살펴보면 서울지역 공공도서관은 구에서 직접 운영하는 곳이 21곳인 반면 위탁 운영을 하는 곳은 146곳으로 87%에 이른다. 공공도서관 직원 세 명에 한 명꼴로 비정규직이다. 사서 한 명당 한 달 상대하는 방문자는 정규직 사서 9034명, 기간제 사서 2만7674명, 시간제 사서는 무려 3만6181명에 이른다. 한 달 동안 운영한 프로그램 횟수는 정규직 38.7개, 기간제 122.5개다.
직장생활 만족도는 100점 만점 기준 42.6점으로, 3교대로 근무하는 간호사(서울의료원 조사, 만족도 55.0점)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난다. 폭언 경험도 환자를 직접 상대하는 간호사보다 높았다. 사서들이 폭언과 업무상 괴롭힘 등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음을 알 수 있다.
사서들의 평균 월 임금은 3년 이상이 돼야 200만원을 넘길 수 있었다. 조사를 한 김종진 한국노동사회연구소 부소장은 “1년차는 월 임금 총액이 180만원인데 최저임금 수준”이라 밝혔다.
이런 사서들의 낮은 처우는 서울시민들의 늘어나는 도서관 이용 욕구와 대비된다. 서울지역 공공도서관은 현재 167개다. 1991년 지방자치제 시행 이후 공공도서관 업무가 지자체 사무규정이 되면서 문화시설 확충 차원에서 대폭 늘어난 것이다. 서울시민의 83.9%가 도서관을 이용했다.
도서관에 대한 이용자들의 기대는 다양하다. 연구와 프로젝트를 할 수 있도록 해야 하며, 평생학습센터 기능, 책과 공간을 통한 소통의 역할도 주문한다. 또 주중 일과에 쉼표 같은 대안으로 존재하길 바란다. 4차 산업혁명 시대 사회 변화에 대한 적응을 도울 평생교육, 공공서비스의 플랫폼으로서 기능도 요구한다. 이런 이용자의 다양한 요구에 따라 도서관 사서 업무는 급증해왔으며, 앞으로도 계속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도서관에 대한 시민들의 이런 기대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사서 직군의 근무 여건에 대한 개선이 절실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서울시는 서울지역 공공도서관 노동환경 토론회를 22일 오후 2시 서울시청 대회의실에서 열어 이번 실태조사 결과를 기반으로 도서관 문제 해결을 위한 제도적·정책적 개선을 모색한다.
김정화 선임기자 kjhw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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