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자 발견하면 고향 통영으로 보내달라"
해경, 수색 영역 지속적으로 확대
문성혁 해양수산부장관이 지난 20일 오전 제주해양경찰서에 마련된 대성호 실종자 가족 지원본부를 찾아 실종자 가족들을 위로하고, 수색에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하고 있다. [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21일 오전 10시쯤 제주해양경찰서 가족대기실에서 대성호 실종자 가족들이 애타는 맘으로 해경과 제주도 측에 전한 말이다. 29t급 통영 선적 어선 대성호는 지난 19일 오전 7시 5분쯤 제주도 차귀도 서쪽 76㎞ 해상에서 화재신고가 접수된 뒤 선원 11명이 실종되고 1명이 숨졌다.
대성호에는 선장 정모(56·통영), 선원 강모(53·통영)씨를 포함해 한국인 6명과 누옌(32) 등 베트남 선원 6명 등 모두 12명이 타고 있었다.
제주해경은 지난 19일부터 21일까지 대성호 사고해역에서 실종자들을 찾고 있지만, 생환 소식은 없다. 실종자를 찾지 못하면서 해경 수색범위도 19일 최초 화재신고 지점으로부터 38㎞, 20일 55㎞, 21일 83㎞ 등 날이 갈수록 넓어지고 있다.
대성호 실종자 가족들이 사고해역 방문을 위해 지난 20일 오후 한림항에서 해경 연안구조정에 탑승하고 있다. [뉴스1]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실종자 가족들은 지난 20일 해경 함정을 타고 대성호 사고해역을 찾기도 했다. 그들은 제주도 한림항에서 출항해 사고해역까지 3~4시간을 달려갔지만, 기상 상황이 좋지 않아 오래 머무르지 못하고 돌아왔다.
가족을 차가운 바다에 두고 돌아설 수밖에 없었던 실종자 가족들은 21일 해경과 제주도 측에 “실종자가 발견되면 빨리 알려달라”고 간절히 당부했다. "실종자들을 포기하지 말고 꼭 가족들 품에 돌려달라"는 말도 함께 전했다.
실종자들의 마지막 흔적이 남은 선체 인양도 아직이다. 대성호 사고해역에는 약 8m 길이의 선미 부분이 남아 있다. 해경은 지난 20일 3000t급 제주대학교 해양실습선 아라호를 투입해 해성호 선미를 인양하려 했지만, 해상 너울과 파도 때문에 선체가 요동쳐 작업을 멈췄다.
혹시라도 실종자가 발견된다면 제주도가 아닌 그들의 고향 통영으로 돌려보내 달라는 부탁도 있었다. 한 실종자 가족은 “대성호가 두 동강 난 뒤 사라진 선체를 찾아야 하는데 수색 여건이나 장비가 충분치 않은 것 같다”며 “그래도 관계 기관들이 최선을 다하고 있으니 가족 품에 못 돌아오는 실종자가 없기만 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지난 19일 사고 당일부터 제주도로 모여들었던 한국인 실종자 가족 14명은 21일 실종자를 찾지 못한 채 통영으로 돌아갔다. 실종자 가족들은 “해경과 해군이 잘 찾아 줄 것이라 믿는다”라고도 했다.
한국인 실종자 가족들이 통영으로 돌아간 날 베트남 실종자 가족 4명이 제주도로 온다. 제주해경은 베트남 실종자 가족들에게 브리핑을 통해 수색상황을 전달할 계획이다.
제주=최충일·진창일 기자 Choi.choongil@joongang.co.kr
▶ 중앙일보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 이슈를 쉽게 정리해주는 '썰리'
ⓒ중앙일보(https://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