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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세종청사 공무원도 업무차질".. 철도파업 이틀째 불편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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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레일, 21일 평상시 78.2% 수준 열차 운행

수도권 전철 승강장마다 시민들 줄 늘어서

세종시 중앙부처 직원들 오송역서 열대 대기

금요일과 주말 수험생, 국제행사 참가자 비상

시멘트 공장 밀집한 단양 등 화물 수송 차질

철도노조 무기한 총파업 이틀째인 21일 서울역과 부산역 등 전국 주요 역에서는 열차 감축 운행으로 승객 불편이 이어졌다.

중앙일보

철도노조 파업 이틀째인 21일 오후 대전역 대합실에 표를 구하려는 승객돌이 길게 줄을 서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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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레일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현재 전국 열차 운행률은 78.2%를 유지하고 있다. 이 가운데 KTX는 73%, 수도권 전철 86.1%, 일반열차 65.2%, 화물열차 25% 수준이다. 수도권 전철은 운행량이 평시 수준과 비슷했던 파업 첫날과 달리 이날부터 수도권 광역전철 운행도 감축되면서 출근길 교통 혼잡이 눈에 띄게 늘었다.

서울교통공사가 운영하는 2호선은 평소와 크게 다르지 않았으나 한국철도공사가 운영하는 1호선은 승강장 대기 줄이 길게 늘어섰다.

1호선 수원역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플랫폼에 길게 줄을 늘어선 시민들은 출근길 칼바람 속에 발을 동동 구르며 열차를 기다렸다. 도착한 열차도 이미 승객으로 가득 차 택시 승강장 쪽으로 발걸음을 돌리는 시민도 적지 않았다.

평시 하루 162회 운행하던 경의·중앙선은 운행 횟수가 124회로 줄었다. 이 때문에 배차 간격이 평소 10∼20분에서 30분 이상으로 벌어지는 등 고양·파주 지역 주민의 불편이 이어졌다.

서울과 춘천을 오가는 ITX 청춘열차 역시 하루 운행 횟수가 36회에서 21회로 줄면서 이용객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특히 퇴근 시간대 일부 열차의 운행이 중단되면서 막차를 제외한 모든 열차가 매진된 상황이다. 현재 오후 6시 이후 용산역에서 출발해 춘천으로 가는 ITX 청춘열차는 총 3대에 불과하다. 오후 6시 56분과 오후 8시 32분, 오후 10시 48분이다. 이중 오후 10시 48분 열차만 표가 남아있는 상황이다.

춘천에서 서울로 출퇴근하는 원모(35)씨는 “그나마 아침 열차는 그대로라 출근하는 데 큰 문제가 없었는데, 퇴근길 사람들이 많이 이용하는 열차가 줄어 집에 돌아가는 게 걱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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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 파업 이틀째인 21일 충북 오송역에서 승객이 승차권을 구하고 있다. 최종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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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철도(코레일)에 따르면 이날 오전 수도권 전철 운행률은 파업 첫날과 같았다. 한국철도는 출퇴근 시간대에 열차와 인력을 집중적으로 투입해 출근 시간 92.5%, 퇴근 시간 84.2%를 유지할 방침이다. 이렇게 해도 출근 시간대 열차 운행이 8%가량 감축돼 출근길 혼잡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한국철도가 운영하는 수도권 광역전철은 서울지하철 1, 3, 4호선, 경의·중앙선, 분당선 등이 있다.

열차 이용 출근길도 불편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서울역은 전날처럼 전광판에 철도노조 파업을 알리는 문구를 띄워놓았고, 12개 매표소 중 3개만 창구를 열었다.

오송역을 정차하는 KTX 운행률이 평소 대비 65%로 떨어지면서 이용객들은 큰 불편을 겪었다. 세종시에서 약 15㎞ 떨어진 오송역은 정부부처 공무원들이 출장을 가기 위해 많이 이용한다. 오송역에 만난 행정안전부 직원 홍모(57)씨는 “철도 파업이 길어지면 외부 출장 일정이나 회의 시간 등을 바꿔야 해서 업무에 지장이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철도 파업이 예고돼 있어서 일주일 전에 기차표를 미리 끊어놔 가는 데는 지장이 없는데, 회의가 언제 끝날지 장담할 수 없어 예정된 시간에 세종시로 올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세종시 정부부처 소속 직원 이모(45)씨는 “평소 같으면 운행 편수가 많아서 당일에 표를 예매해서 출장을 갔지만, 오늘은 겨우 표를 끊어서 서울행 표를 예매했다”며 “열차 운행 시간에 맞춰 일정을 빈틈 없이 짜고 싶어도 그럴 수 없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그는 “내려오는 열차표를 예매하지 못하면 버스를 타고서라도 내려올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공공기관 직원 김모(54)씨는 이날 대구에서 세종을 들렀다가 서울로 다시 출장을 떠날 계획이었지만, 오송역→서울역행 기차표를 구하지 못했다. 김씨는 “하는 수 없이 오송역에 정차하는 대구→수서행 열차표를 발권해서 서울로 올라가기로 했다. 비용이 1만7000원 정도 더 들어도 회의 일정을 맞추려면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21일 기준 오송역에 정차하는 KTX 열차는 상·하행 열차 146편 중 96편이 운행 중이다. 충북선의 경우 24개 열차 중 14편을 운행 중이다. SRT는 정상 운행하고 있다.

세종시에 사는 직장인 최모 씨는 "업무 때문에 1주일에 1∼2차례 서울로 출근하는데 올라오는 열차는 문제가 없었다"면서도 "운행 중지가 많아서 그런지 저녁에 퇴근 열차표는 아직 못 구했다. 예매를 못 하면 고속버스를 타고 내려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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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파업 이틀째인 21일 부산 동구 부산진역 CY(컨테이너야적장)에 화물열차와 빈 화차 등이 멈춰서 있다. 부산신항역과 부산진역은 파업 전에는 각각 하루 1천100TEU, 750TEU의 컨테이너 화물을 처리했지만, 현재 화물량이 350TEU, 240TEU로 30% 수준으로 줄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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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부선 기점인 부산역은 여객과 화물 열차가 감축 운행하면서 일부 승객이 불편을 겪었다. 특히 금요일 오후부터 부산과 서울을 오가는 KTX는 이미 대부분 매진돼 논술시험을 치러 상경하는 수험생들과 한·아세안 정상회담 참석차 부산으로 오는 관계자들이 비상이 걸렸다. 평상시 51대가 부산역을 출발했던 KTX 상행선은 이날 34대만 운행, 66.7% 운행률을 기록했다.

대전역에서도 예매한 열차 운행이 취소되거나 현장에 표가 없어 불편을 호소하는 시민들이 있었다. 파업 여파로 발권 창구가 평소 절반 이하로 운영됨에 따라 시민들은 승차권 발권을 위해 긴 줄을 서서 기다려야만 했다. 코레일 관계자들이 승객들을 자동발권기로 안내했지만, 노령층 등 이용객들은 불편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

경북 왜관∼대구 간 무궁화호 열차를 종종 이용한다는 심모(48) 씨는 "평소보다 무궁화호 운행 횟수가 크게 줄어 대기시간이 길어지고 원하는 시간대의 열차를 찾기도 힘들어졌다"고 말했다.

한국철도 관계자는 "이용객이 많은 출퇴근 시간 수도권 전철과 KTX에 내부 직원과 군 인력 등 동원 가능한 대체 인력을 집중적으로 투입해 열차 운행 횟수를 최대한 확보할 예정"이라며 "그래도 혼잡이 예상되니 버스 등 다른 교통편도 이용해 달라"고 당부했다.

화물 운송도 일부 차질을 빚고 있다. 화물처리량이 가장 많은 부산신항역과 부산진역은 파업 전에는 각각 하루 1천100TEU, 750TEU의 컨테이너 화물을 처리했지만, 현재 화물량이 350TEU, 240TEU로 30% 수준으로 줄었다. 하지만 급한 화물은 차량으로 운송하고 있어 아직 컨테이너가 야적장에 쌓이는 수준은 아니라고 코레일 측은 설명했다.

시멘트 공장이 몰려있는 충북 단양 등 지역은 파업이 장기화할 경우 물류에 큰 타격이 불가피해 보인다. 이들 지역 시멘트 공장은 전체 물류에서 철도 운송이 차지하는 비중이 40∼50%에 달한다. 하지만 시멘트 운송에 필요한 열차가 파업 기간에 평시 대비 31% 수준으로 대폭 줄었다.

시멘트 업체들은 군포, 수색, 광운대역 등 수도권 철도기지창에 마련된 저장소(silo)에 최대한의 재고를 비축하는 등 대비책 마련에 나섰다.

강원도 역시 하루 33회 운행하는 화물 열차가 파업 이후 4회 운행으로 급감하면서 시멘트 업체 2곳과 광업소 5곳이 타격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대전·청주·부산·춘천=김방현·황선윤·최종권·박진호 기자 kim.bang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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