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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8 (월)

'향토민요' 2만여곡·악기 등 5700여점 '서울우리소리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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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홍기삼 기자 = 허름한 초가집 안에서 베를 짜며 흥얼거리는 아낙네들의 소리, 소를 몰고 논과 들로 이동하며 불렀던 초동들의 소리, 소중한 사람을 잃고 슬퍼하며 마음을 달래는 애절한 소리, 동네 앞마당에서 떠들썩하게 놀고 있는 활기찬 아이들의 소리, 바다에서 물고기가 많이 낚이기를 바라며 불렀던 염원의 소리까지…

서울시가 입에서 입으로 전해 내려오고 있지만 지금은 듣기 어려워진 '향토민요'를 체계적으로 보존하고 시민들에게 경험의 기회를 제공하는 서울우리소리박물관(종로구 와룡동 5-9)을 21일 개관했다.

사라져가는 전국 각지의 향토민요 음원 2만 곡을 수집‧아카이빙, 시민 누구나 듣고 보고 경험해볼 수 있는 국내 최초의 향토민요 전문 박물관이다. 이중 2000여 곡은 국가무형문화재와 전문 국악인 등이 직접 기부했다. 릴 재생기, 옛 음악교과서, 지금은 구할 수도 없는 LP음반, 공연의상 같은 실물작품 5700여 점도 보존돼 있다.

2만개 음원은 MBC 라디오 '우리의 소리를 찾아서'에서 전국 900여 개 마을을 직접 찾아가 채록한 1만8000여 곡을 비롯해 무형문화재와 국악인 등이 직접 기부했다. 시는 ㈜문화방송과 작년 2월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우리의 소리를 찾아서를 통해 수집한 향토민요와 당시 사용된 녹음장비, 답사노트 등 관련자료 일체를 무상기증 받았다.

서울우리소리박물관은 전통문화가 살아 숨쉬는 서울 도심 돈화문로에 자리하고 있다. 지상 1층~지하 2층(연면적 1385㎡)에 음원감상실(1층), 상설전시실(지하1층), 영상감상실(지하2층), 우리소리 아카이브(1층 별채)로 구성돼 있다.

창덕궁을 마주한 고풍스런 한옥 건물 안으로 들어서면 마치 카페 같은 1층 음원감상실에서 서민의 삶과 애환이 묻은 전국 팔도 대표 민요를 들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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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곡가도 모르고 악보도 없이 오랜 세월을 거쳐 입에서 입으로 전해 내려온 노랫자락을 들으며 노동과 놀이, 장례 같이 민중의 삶과 희로애락을 엿볼 수 있다.

지하 1층 상설전시실에서는 첨단기법으로 현장감 있게 향토민요를 보고 듣는 이색체험을 해볼 수 있다. 집, 강과 바다, 논과 밭, 장례 같이 향토민요가 불렸던 장소를 3D모형, 착시 애니메이션 인형(조이트로프) 같은 장치를 통해 감상할 수 있다. 장치 앞에 마련된 나팔관이나 헤드셋에 귀를 기울이면 향토민요가 흘러나온다.

지하 2층 '영상감상실'은 한쪽 벽면을 가득 채운 대형스크린과 양 옆의 고음질 음향시스템으로 아름다운 자연의 소리와 영상을 감상할 수 있는 공간이다. 안락한 빈백체어에 편안하게 앉아 우리의 소리와 함께 휴식을 취해보는 건 어떨까.

1층 별채에 마련된 우리소리 아카이브는 2만여 곡의 향토민요 음원 전체를 체계적으로 분류‧보존하고 있는 공간이다. 전시에 포함되지 않은 더 많은 소리들을 자료검색대를 통해 검색 후 들어볼 수 있고 심화학습을 위한 서적, CD플레이어도 마련돼 있다.

서울우리소리박물관 인근에는 앞서 지난 2016년 국악전문 공연장으로 문을 연 서울돈화문국악당이 있다. 서울시는 궁중음악 중심의 국악당과 서민음악인 향토민요 전문 박물관인 서울우리소리박물관을 우리 전통음악을 조화롭고 균형있게 보존‧계승하는 공간인 돈화문 국악로로 운영해나간다는 계획이다.

서울시는 서울우리소리박물관 개관식을 이날 오후 2시 박물관 뒤편 한국문화정품관 앞마당에서 개최한다. 박원순 시장, 김영종 종로구청장과 유물기증자, 지역주민 등이 참석하며, 박원순 시장이 유물을 기증한 시민 13명에게 기증증서를 수여한다.

정식 개관을 알리는 '신아리랑', '쑥대머리', '한오백년' 등 전통 국악공연이 펼쳐지고 민요 전문가에게 전시에 대한 설명을 직접 듣고 체험할 수 있는 전시 관람도 열린다.

박물관은 매주 화~일요일 오전 9시~오후 7시 무료로 관람이 가능하다. 박물관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서울시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argu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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