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연대 한국외대모임 학생들은 21일 오전 11시30분 서울 동대문구 한국외대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외대 당국은 홍콩 운동 지지 대자보 부착을 제한하는 방침을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사진=이영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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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외국어대학교 학생들이 홍콩 시위를 지지하는 대자보를 철거한 학교를 규탄하며 사과를 요구했다.
노동자연대 한국외대모임 학생들은 21일 오전 11시30분 서울 동대문구 한국외대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외대 당국은 홍콩 운동 지지 대자보 부착을 제한하는 방침을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한국외대는 이달 19일 교내 게시판에 붙은 홍콩 시위 지지 대자보를 "외부단체의 무분별하고 자극적인 대자보와 유인물"이라며 모두 철거했다. 학교 측은 입장문에서 "물리적인 충돌로 인한 피해가 우려된다"며 홍콩 시위 지지 대자보 부착을 제한했다.
학생들은 학교가 학생들의 의사표현 자유를 가로막았다고 규탄했다. 이들은 "대학 내 토론을 통한 민주적 의사결정 방식을 존중하지 않은 조치"라며 "교육 기관의 의무를 방기한 무책임한 행태"라고 비판했다.
직접 작성했던 정의당 한국외대 학생위원회 소속 노민석씨는 "학교 측이 말한 '외부단체'는 외대 학생들의 자발적 모임이며 대자보는 외대 학생들의 목소리"라며 "학교는 정치적 의견을 내는 학생을 외부단체라고 규정할 것이 아니라 모든 학생을 보호하고 목소리를 존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마찬가지로 대자보를 작성했던 '홍콩 항쟁을 지지하는 한국외대 학생들' 소속 이건희씨는 "학교 측은 대자보를 붙인 학생에게 폭력 사태가 일어나면 학생들 책임이라는 식의 무책임한 태도를 보였다"며 "학생 안전이 걱정된다면서 대자보 훼손이나 작성자에 가해지는 욕설·폭력을 막기 위한 어떤 조치도 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조정묵 사회과학대학 학생회장은 "누구나 의견을 자유롭게 표출하고 다른 정체성이 공존할 수 있어야 진정 안전한 공동체"라며 "학생들의 민주주의 활동을 억압한 학교의 조치는 교내 안전을 위협하는 폭력적 행위"라고 규탄했다.
이날 학생들은 외대에 재학 중인 홍콩 유학생들의 메시지도 대독했다. 홍콩 유학생 A씨는 "홍콩 시위 지지 대자보나 유인물을 붙일 때마다 중국 유학생이 와서 얼굴을 찍을까봐 겁이 나고 도망을 다닌 적도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학교 측은 대자보 훼손하는 사람을 찾거나 징계하지 않고 우리의 언론 자유만 파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학생들은 다함께 "홍콩항쟁 지지한다", "홍콩항쟁 정당하다", "한국외대 당국은 대자보 방침 철회하라", "대자보 철거 사과하라" 등 구호를 외쳤다.
이영민 기자 letsw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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