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찔한 배달 오토바이… 내달부터 집중 단속

경찰, 신고앱에 이륜차 항목도 별도 만들기로

내달 1일부터 상습 사고 지역에서 암행단속

배달앱 활성화에 따라 오토바이 배달이 크게 늘면서 위험한 곡예 운전도 늘었다. 서울 신림동에서 오토바이 배달원이 정지신호를 무시하고 횡단보도를 가로질러 가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경찰이 내달부터 오토바이 집중 단속을 위해 정부가 운영 중인 ‘신고앱’에 이륜차 신고 항목을 별도로 만든다. 배달앱이 늘면서 배달 오토바이의 아찔한 곡예 운전이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21일 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3년(2016~2018년)간 오토바이 교통사고 건수는 연평균 3만5,306건에 달한다. 연평균 사망자는 812명으로 전체 교통사고 사망자(4,086명) 가운데 20%를 차지한다. 오토바이 교통사고가 좀처럼 줄지 않는 건 배달 앱, 배달 전문 업체 증가가 주 원인으로 꼽힌다. 상당수 오토바이가 주문을 하나라도 더 받아 수입을 올리기 위해 과속은 물론, 인도에서 내달리거나 신호등을 무시하는 등 교통법규 위반을 반복하고 있기 때문이다.

거기다 오토바이는 그 동안 사실상 단속 사각지대에 놓여 있었다. 법규 위반을 잡아내는 무인 시스템이 없는데다 소상공인들의 생업에 직결됐고 무리하게 추적하다가는 2차 교통사고가 일어날 수 있다는 걱정 때문에 적극 단속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경찰은 내달 1일부터 오토바이 집중단속에 나선다. 사고나 법규 위반이 잦은 곳을 중심으로 고성능 캠코더로 위반행위를 잡아내는 암행단속 방식을 쓴다. 본격적인 단속에 앞서 배달업체들과 간담회를 열어 교통법규 준수를 촉구할 예정이다. 상습적인 난폭 운전자에 대한 기획 수사도 함께 진행한다.

스마트 국민제보 이륜차 신고 전용 메뉴 신설

이와 별도로 ‘스마트 국민제보’ 앱 화면에다 ‘이륜차 위반’ 항목도 만들기로 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지금 앱에는 별도 구분이 없어서 배달 오토바이는 신고 대상이 아니라고 여기는 분들도 있다”며 “이번 조치로 오토바이 불법 운행에 대한 신고 건수가 늘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 장기적으로는 연구용역을 통해 과속, 신호위반을 넘어 헬멧 미착용 등의 불법 행위까지 잡아낼 수 있는 오토바이 무인단속장비 개발도 추진한다.

김동욱 기자 kdw1280@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