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협상이 여전히 핵심변수…美대응 '관건'
종료 시한을 이틀 앞둔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이 외환시장을 움직일 새로운 안보변수로 떠오를지 관심이다. 여전히 미·중 무역협상이 환율을 움직이는 핵심변수이지만, 지소미아 종료가 현실화될 경우 미국의 대응에 따라 한·미 동맹에 부정적인 영향이 예상된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외환시장에서는 과거 북한의 핵실험 등이 안보측면의 변수로 작용해 외국인 자금이 이탈했던 사례를 떠올리며 불안감이 형성되고 있다.
정경두(오른쪽) 국방부 장관과 고노 다로(河野太郞) 일본 방위상이 18일(현지시각) 태국 방콕 아바니 리버사이드 호텔에서 열린 제6차 아세안 확대 국방장관회의(ADMM-Plus) 본회의장에서 기념촬영 자리로 이동하며 엇갈려 지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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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소미아, 北核 이후 외환시장 안보 변수로 떠오를까
지소미아 종료 이후 전개 상황이 예측불가능한 가운데 외환시장에서는 환율의 변동성을 키울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우리 정부는 일본의 경제보복과 지소미아 종료를 연계해 강경한 입장을 나타내면서 지소미아가 오는 23일 0시를 기점으로 종료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9일 '국민과의 대화'에서 한국 수출규제 조치를 철회해야 우리 정부가 지소미아 연장을 검토할 수 있다는 기존의 입장을 강조했다.
지소미아가 종료된 후 일부에서 우려하는 것처럼 한·미 동맹에 차질이 생길 경우 금융시장에 새로운 안보변수로 떠오를 가능성이 크다. 올초 북핵 리스크가 잠잠해진 이후 외환시장에서 안보 변수는 한동안 찾아볼 수 없었다.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유발했던 북핵 리스크는 정부의 대북 정책으로 2017년 8월을 기점으로 환율, 주식시장에 큰 여파를 미치지 못했다. 우리나라의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5년물)은 이달 5일(뉴욕시장 기준) 27bp(1bp=0.01%p)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치까지 내려갔다.
서정훈 KEB하나은행 연구원은 "지소미아는 미국과의 동맹관계에 있어서 안보관계에 불안을 확산시킬 수 있는 요소"라며 "외국인 자금은 과거 북핵 리스크가 발발했을 때와 같이 안전자산 쪽으로 방향을 틀게 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외환당국은 지소미아와 관련해 일단은 전개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그간 환율 급변동을 비롯한 금융시장의 불안은 대외적, 경제변수로 인한 것이었지만, 지소미아는 우리 정부의 결정과 관련된 안보 변수여서 향후 환율 관리를 더 강화할 수도 있다는 추측도 나온다.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서울 상암동 MBC 사옥에서 열린 '2019 국민과의 대화'에서 300여명의 일반 국민 참여자와 대화하고 있다./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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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소미아, 아직 환율에 영향 없어…"종료 후 美 대응 관건"
지소미아가 당장 외환시장에 미치는 여파는 크지 않다는 것이 외환시장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20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보다 2.5원 오른 1170.1원에 마감했다. 지난달 28일(1170.7원) 이후 종가기준 최고치로 최근 사흘 연속 상승세를 나타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날(현지시간) "중국이 미국과의 무역합의를 이루지 못한다면 대중 관세가 인상될 것"이라고 말하는 등 미·중 무역협상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지며 위험회피 심리를 자극했다는 분석이다.
백석현 신한은행 연구원은 "현시점에서 환율을 움직이고 있는 핵심변수는 미·중 무역협상"이라며 "지소미아가 종료되는 그 자체는 이미 환율 흐름에 선반영 됐다고 본다"고 했다.
미·중 무역분쟁은 올해 내내 외환시장의 변동성을 키운 주요 변수였다. 지난 7월 미국이 중국산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한 이후 중국이 맞대응 했고, 이후 두 나라가 공수를 주고받으며 갈등이 격화되자 위험자산인 원화 가치가 급락했다. 지난 8월 13일 원·달러 환율은 1222.2원까지 올랐다. 지난달 중순부터 미·중이 무역협상 1단계 합의(부분합의)에 이를 것이라는 '낙관론'이 퍼졌고, 환율은 빠르게 안정세를 찾아 1150원대까지 떨어졌다.
시장에서는 지소미아가 종료된다면 향후 미국의 대응에 따라 외환시장을 비롯한 금융시장 전반에 여파가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정부는 지소미아 종료 시한이 임박하자 '주한미군 감축' 가능성을 언급하는 등 우리 정부에 대한 압박 강도를 높이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은 전날 주한미군 감축 문제와 관련해 "우리가 할지도, 하지 않을 지도 모를 일에 대해 예측이나 추측을 하지 않겠다"며 여지를 뒀다.
한 금융사의 외환담당 관계자는 "23일 지소미아 종료 시한을 앞두고 미국의 대응을 보면 향후 우리나라의 금융시장에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아보인다"고 했다.
조은임 기자(goodnim@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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