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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9 (화)

위기 맞았는데 임금 18% 인상요구…난감한 대형마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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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 노사 2020 임단협 시작

롯데마트도 8월부터 복수노조와의 교섭…이마트도 곧 임단협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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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 홈플러스 노조가 18%에 달하는 임금인상을 요구하고 나섰다. 대형마트가 실적 악화로 인해 머리를 싸매고 있는 가운데, 두 자릿수에 달하는 인건비 인상을 감당하기 힘들다는 지적이 나온다. 다른 대형마트들도 임금단체협약(임단협)을 진행중이거나 시기를 앞두고 있어 인건비 부담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상태다.


2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 노사는 지난주 2020년 임단협을 위한 상견례를 갖고, 지난 18일 첫 본교섭에서 18.5%의 임금인상을 요구했다. 기존 선임 기본급은 176만5000원이지만, 시급을 1만원 수준까지 높여 월 209만원까지 인상을 요구한 것.


또 입사 1년이 지나면 조건없이 정규직으로 전환하고, 일정 연차가 차면 선임부터 주임, 대리까지 자동으로 승진할 수 있도록 하는 자동승진제도 함께 요구했다. 호봉에 따라 임금이 자동으로 인상되는 호봉제 쟁취도 조건으로 내걸었다. 정규직 전환에 맞춰 '정규직다운 정규직'으로 대접해 달라는 게 노조의 요구 골자다.


다른 대형마트들도 임단협을 진행 중이거나 곧 시작할 예정이다. 롯데마트는 지난 8월14일을 시작으로 복수노조의 교섭을 3개월 가까이 논의 중이고, 이마트 측은 연 초부터 임단협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올해는 노조의 임금인상 요구가 그 어느때보다도 대형마트에 부담으로 다가올 전망이다. 이마트가 지난 2분기 사상 최초의 분기 적자를 기록하고, 롯데마트도 적자전환 기조가 뚜렷해지고 있다. 상장사가 아닌 홈플러스는 실적을 따로 공개하고 있지 않지만 위기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이 가운데 대형마트의 비용 중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인건비마저 상승하면 각 사에는 부담으로 돌아올 가능성이 크다.


최근 3분기 공시에 따르면, 이마트의 개별재무제표 기준 급여액은 2369억원으로 전년 동기(2523억원) 대비 감소했다. 하지만 이는 지난해 4분기 SSG닷컴의 분사 영향으로, 연결재무제표 기준 급여액은 이 기간 동안 3160억원에서 3682억원으로 16.5% 증가했다. 비용절감을 위해 무인계산대를 빠르게 늘리고 있지만, 최근 노조는 이마저도 반대하고 나섰다. 실적 역시 2분기 사상 첫 적자를 기록한 데 이어 3분기에도 영업이익이 40% 줄었다.


롯데마트가 속해 있는 롯데쇼핑의 경우 급여 및 상여는 3504억원으로 전년 동기(3474억원) 대비 크게 늘지 않았지만, 지난 상반기에만 롯데마트가 150억원의 영업손실을 내 앞으로도 급여 인상의 여력이 많지 않은 상태다. 또 3분기에는 연결기준 867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56% 하락한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대형마트는 마진을 줄이고 초저가 상품으로 경쟁하는 등 '생존 경쟁'에 돌입하고 있다"며 "이커머스 시장의 확대로 인해 앞으로도 이같은 기조는 계속될 전망이어서 인건비를 인상할 여력이 크지 않다"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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