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혁 한·아세안센터 사무총장 인터뷰 지리·경제적 요건 충족한 아세안 10개국...성장 가능성 높아 베트남 시장 뛰어넘을 블루오션으로 인도네시아, 필리핀 지목
이혁 한·아세안 센터 사무총장이 아주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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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아세안은 서로에게 최적의 협력동반자로 발전했다."
아세안(ASEAN·동남아국가연합)이 거대 국가들 사이에서 틈새시장을 공략하며 몸집을 키워나가고 있다. 국내 유일 한·아세안 전담 국제기구인 한·아세안센터는 2009년 한국과 아세안 10개국 정부 간 양해각서(MOU) 체결을 통해 설립했다. 이후 센터는 한국과 아세안 10개국 간 상생번영과 쌍방향 문화·인적교류 등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센터의 수장을 맡은 이혁 한·아세안센터 사무총장은 아세안 10개국과 한국을 연결해주는 교두보다. 아세안 10개국 중 필리핀, 베트남 등 2개국에서 대사를 지낸 이 총장은 한국과 아세안 문제에 있어서만큼은 베테랑이다. 그는 대사 때의 경험을 살려 소프트 외교를 펼치고 있다.
'2019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가 오는 25일 부산에서 열린다. 정상회의를 앞두고 동분서주하고 있는 이 총장이 아주경제와 만났다.
◆정치·외교적 갈등 없는 한·아세안...서로에게 최적의 협력동반자
"한국과 아세안은 정치·외교적으로 특별한 갈등도 없고 성장잠재력이 뛰어나다."
이 총장은 한국과 아세안은 특별한 갈등이 없어 관계 발전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그는 "현재 한국을 둘러싸고 있는 미국, 중국, 러시아, 일본 등 주변국과의 관계는 외교적 이슈로 장벽에 부딪힌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우리나라는 일본과 팽팽한 신경전을 펼치고 있다.
특히 이 총장은 한국과 아세안 외 주변 국가들의 움직임을 들어 한·아세안 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세계적으로 보호무역주의가 확산하는 추세"라며 "미·중 무역전쟁 장기화로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 또한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문재인 정부는 아세안의 성장잠재력을 미리 알아보고 경제·전략적 중요성에 주목해 신(新)남방정책을 추진했다"고 설명했다. 아세안 국가들과의 협력 수준을 미국·중국·일본·러시아 등 주변 4강국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게 신남방정책의 핵심이다.
◆지리적·경제적 요충지인 아세안, 향후 성장 가능성 높아
"아세안은 지리적·경제적 요인 때문에 성장 가능성이 충분하다."
아세안은 지리적으로 우리나라에 핵심 요충지다. 이 총장은 "남중국해를 통해 세계 물동량의 30%가 이동하고 우리 수입 에너지의 90%가 이곳을 통과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최근에는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 육·해상 신실크로드), 미국과 일본의 인도·태평양 전략 등으로 아세안의 지정학적 중요성이 더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총장은 특히 "한국에 아세안은 2대 교역국이자 유럽연합(EU)과 더불어 3대 투자지역"이라며 아세안의 중요성을 짚었다. 지난해 한·아세안 상호 방문객은 1100만명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상호 교역액은 1600억 달러(약 187조원)로 역대 최대 규모였다. 또한 지난 4일 아세안 10개국과 한·중·일, 호주, 뉴질랜드 등 15개국이 참여한 메가 자유무역협정(FTA)인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이 타결됐다. 이 총장은 앞으로 RCEP을 계기로 아세안과의 인적·물적 교류가 더욱 활성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아세안에서 베트남 뛰어넘을 '블루오션'은 인니, 필리핀
베트남, 인도네시아, 필리핀. 이 총장은 우리 기업이 진출해서 경쟁력을 키울 대표적인 아세안 시장으로 3개국을 꼽았다.
그는 "현재까지는 투자환경이 비교적 우수한 베트남으로 국내 기업 투자가 몰리고 있는 게 사실"이라고 했다. 한·아세안 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아세안 직접 투자액은 60억 달러다. 이 중 절반인 31억 달러가 베트남에 쏠렸다. 이 총장은 "베트남과의 협력이 장기적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총장은 이어 "베트남 외 다른 아세안 국가들과도 균형적인 경제 관계를 쌓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인도네시아와의 협력을 강조했다. 그는 "올해 10월 한·인도네시아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이 타결되면서 앞으로 철강·자동차·석유화학 등 우리나라 주력 품목 판매 활동에 긍정적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인구 1억명의 필리핀도 우리나라 기업에는 블루오션이다. 이 총장은 "필리핀은 천연자원이 많고 인도, 중국, 태국을 잇는 지리적 위치 등을 고려하면 신흥시장으로 잠재력이 크다"며 필리핀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어 그는 "대기업이 먼저 필리핀에 진출해 기반을 닦아주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끝으로 이 총장은 오는 25일 개최되는 '2019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그는 "1989년 대화 관계 수립 이후 발전해온 한·아세안 관계를 돌아보고 앞으로의 30년을 준비하는 기념비적 행사가 될 전망"이라고 기대했다. 그러면서 이번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를 계기로 신남방정책이 추진력을 받길 바란다고 했다.
이 총장은 오는 27일 열리는 '제1차 한·메콩 정상회의'에 대한 기대감도 드러냈다. 그는 "이 지역의 인프라 건설과 정보통신 분야 진출에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조아라 기자 abc@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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