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클로 '히트텍' 증정 행사 인기, 일부 매장 품절도
증정 행사 참여 소비자들 엇갈린 입장
"개인 자유" vs "日 불매운동"
서경덕 교수 "자존심 지켰으면 좋겠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유니클로 '히트텍' 증정 행사를 둘러싼 논란이 지속하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트위터 등 SNS에는 유니클로에서 히트텍을 받는 사람들 사진을 찍어 올린 뒤 '내복 거지'라는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일본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공짜' 앞에서 자존심도 내팽개친 사람들이라는 게 비난의 주요 내용이다.
유니클로는 지난 15일부터 대표상품인 후리스와 캐시미어 스웨터, 다운 베스트 등을 1만~4만원 할인해주는 '15주년 기념 겨울 감사제'를 진행하고 있다.
히트텍 증정행사가 진행되면서 지난 주말부터 서울, 수도권 등 일부 매장에서는 하루 준비 물량이 모두 동날 만큼 유니클로를 찾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유니클로는 행사 기간 중 매일 전 지점에서 90~100장 정도의 수량을 준비해 선착순으로 히트텍을 증정한다. 사람들이 몰리면서 오픈 1시간 만에 사은품이 품절되는 곳도 나왔다.
그러나 이들을 바라보는 시선은 싸늘하다. SNS에는 "공짜라면 정말 뭐든 할 사람들", "일본 제품 불매운동에 찬물을 끼얹는 사람들", "자존심도 없냐" 등 비난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또 매장 앞에 공짜 히트텍을 받기 위해 줄을 선 사진들이 올라오면서 비난은 더 확대하고 있다. 아예 "저 사람들은 한국인이 아닌 일본 사람 아니냐"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반면 일부 네티즌은 "소비자의 권리"이며 "이는 개인의 선택이다. (불매운동) 강요 안 했으면 좋겠다." 등의 반박 의견도 이어지고 있다.
유니클로 증정 행사를 둘러싼 논란이 커지는 가운데 한 역사학자는 유니클로 히트텍 증정 행사에 대해 '혐한 마케팅'이라고 지적했다.
전우용 한국학중앙연구원 객원교수는 지난 18일 자신의 SNS에에 "'조선인들은 공짜라면 오금을 못 편다' 등이 일본인들의 대표적 혐한 담론이었다"며 "히트텍 무료 배포는 '공격적 마케팅'이 아니라 '혐한 마케팅'"이라고 주장했다.
이런 가운데 우리나라의 일본 제품 불매운동의 영향으로 10월 일본 제품의 한국 수출액이 지난해에 비해 20% 이상 급감했다.
일본 재무성이 발표한 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일본의 한국 수출액은 3천 818억 엔, 우리 돈 4조 1천 240억 원으로 지난해보다 23% 줄었다. 이는 지난 9월 한국 수출액 감소폭 15.9%보다 더 커진 것으로, 불매 운동이 확대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유니클로 히트텍 증정 행사가 인기를 끌고 있는데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최소한의 자존심만은 지키자"고 지적했다.
서 교수는 "불매 운동이 절대 강요될 수는 없다. 개개인의 선택을 존중한다"면서도 "우리 모두 한 번만 더 생각해 봤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그는 "유니클로 일본 임원이 '한국 불매 운동은 오래가지 못한다'는 한국인 비하 발언을 했었다"며 "예전에는 전범기인 욱일기를 티셔츠에 새겨 판매하기도 했고 특히 최근 일본군 위안부를 조롱하는 광고를 제작해 큰 물의를 일으킨 회사"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런 회사에서 공짜라고 나눠주는 내복을 꼭 받으러 가야만 하겠느냐"며 "이 상황을 두고 일본 우익과 언론에서는 또 얼마나 비웃고 있겠나"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우리 모두 최소한의 자존심만은 지켰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