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이 라마의 심법
‘용서’ 8장 표지 사진. |
고집스러운 달라이 라마. 그가 외치는 평화적인 비폭력 독립투쟁이란 무엇일까요. ‘싸움의 공식’을 생각해 봅니다. 주먹다짐을 해 쓰러뜨린 쪽은 승자이고, 쓰러진 쪽은 패자일까요. 주먹을 휘두르며 싸우지 않는다고 자신의 뜻이 드러나지 않는 것일까요. 싸움을 하지 않더라도 내가 크게 보이면 상대는 초라하게 보일 수 있습니다. 누가 이긴 걸까요. 달라이 라마의 미소는 오히려 티베트를 무단 지배하는 중국을 당혹스럽게 합니다. 그의 온화한 표정에는 ‘티베트는 중국이 아니다’라고 못 박는 옹골찬 의지가 엿보입니다.
역사는 시간의 강을 따라 흐릅니다. 오늘이 어제와 다르듯이 내일은 오늘과 다릅니다. 흥망성쇠는 이어집니다. 중국은 언제까지 티베트를 지배할 수 있으며, 티베트는 언제까지 중국의 통치를 받을까요.
달라이 라마 정신세계의 탑을 이루는 핵심 키워드는 ‘용서’입니다. 그의 불교철학 밑바탕에도 ‘무엇이든 용서해야 한다’는 자비의 정신이 깃들어 있습니다. 그와 캐나다의 교수 빅터 챈이 펴낸 책 ‘용서’에는 그의 번득이는 언행이 돋보입니다.
▶ “나 자신이 특별히 뛰어나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몇 가지 장점은 있습니다. 무엇보다 긍정적인 사고를 합니다. 때로는 흔들릴 때도 있지요. 하지만 마음 깊은 곳에서는 절대로 누구를 탓하거나 누구에 대해 나쁜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 “나를 고통스럽게 만든 사람에게 나쁜 감정을 키워간다면 나 자신의 마음의 평화만 깨어질 뿐입니다. 내가 그를 용서한다면 내 마음은 평온을 되찾습니다.”
▶ “나는 나 자신이 중국인을 미워할까 봐, 중국인에 대한 자비심을 잃게 될까 봐 그것이 두렵습니다.”
▶ “전생에 다른 삶이 있었다는 것을 믿습니다. 어쩌면 카르마(업)에 따른 어떤 연결, 혹은 더 신비한 무엇이 있을 수 있지요. … 예를 들어 어떤 사람들은 이상한 꿈을 꾸며, 그 꿈이 그들에게 새로운 미래, 새로운 삶, 또는 다른 사람들과의 새로운 연결을 열어 줍니다.”
▶ “감정을 다스리지 못하면 올바른 판단을 내릴 때 작용하는 두뇌의 가장 우수한 부분이 작동하지 않습니다.”
▶달라이 라마의 명상법
“나는 ‘주고받기’라는 명상법을 사용합니다. 행복이나 따뜻한 애정과 같은 긍정적인 감정을 다른 사람에게 보내는 상상을 합니다. 그런 다음 그들의 고통, 그들의 부정적인 감정을 나 자신이 흡수하는 상상을 합니다. … 그들이 가진 미움, 두려움, 잔인함 같은 독소를 들이마십니다. 그리고 숨을 내뿜습니다. 그때 자비와 나눔 같은 좋은 감정을 밖으로 나오게 합니다. 모든 나쁜 것을 내 몸에 받아들여 신선한 공기로 그 독소를 제거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주고받기 명상입니다. 나는 타인을 비난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입니다.”
▶ “내 인생에서 가장 큰 도움이 된 것은 내가 전혀 원한의 감정을 갖지 않았다는 것이지요.”
▶ 투투 대주교가 달라이 라마에게 말한 ‘우분투’
“나의 인격은 당신의 인격에서 나옵니다. 내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당신의 인격이 향상되었을 때 나의 인격도 따라서 향상됩니다. 마찬가지로 당신의 인격이 비인간적이고 냉정한 것이 될 때 나 또한 그렇게 됩니다. 용서는 실제로 자신에게 가장 이익이 되는 최상의 길입니다.”
* 우분투(Ubuntu): 한 인간은 다른 인간을 반영하고 있다는 남아프리카인의 사상.
강호원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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