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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용서는 행복을 여는 문이다” [책 속의 명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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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이 라마의 심법

달라이 라마는 티베트 불교의 큰 스승입니다. 600만 티베트인은 그에 의지해 역경을 헤쳐 나갑니다. 그는 1989년 54세의 나이로 노벨평화상을 수상했습니다. 동양인으로 노벨 평화상을 받기는 처음이었습니다. 노벨상위원회 의장인 에질 아르빅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비폭력 방식이 지난 30년 동안 티베트의 독립을 이루어내지는 못했습니다. 그러나 그는 그 이상의 다른 해결 방식은 없다고 믿고 있습니다.”

세계일보

‘용서’ 8장 표지 사진.


고집스러운 달라이 라마. 그가 외치는 평화적인 비폭력 독립투쟁이란 무엇일까요. ‘싸움의 공식’을 생각해 봅니다. 주먹다짐을 해 쓰러뜨린 쪽은 승자이고, 쓰러진 쪽은 패자일까요. 주먹을 휘두르며 싸우지 않는다고 자신의 뜻이 드러나지 않는 것일까요. 싸움을 하지 않더라도 내가 크게 보이면 상대는 초라하게 보일 수 있습니다. 누가 이긴 걸까요. 달라이 라마의 미소는 오히려 티베트를 무단 지배하는 중국을 당혹스럽게 합니다. 그의 온화한 표정에는 ‘티베트는 중국이 아니다’라고 못 박는 옹골찬 의지가 엿보입니다.

역사는 시간의 강을 따라 흐릅니다. 오늘이 어제와 다르듯이 내일은 오늘과 다릅니다. 흥망성쇠는 이어집니다. 중국은 언제까지 티베트를 지배할 수 있으며, 티베트는 언제까지 중국의 통치를 받을까요.

달라이 라마 정신세계의 탑을 이루는 핵심 키워드는 ‘용서’입니다. 그의 불교철학 밑바탕에도 ‘무엇이든 용서해야 한다’는 자비의 정신이 깃들어 있습니다. 그와 캐나다의 교수 빅터 챈이 펴낸 책 ‘용서’에는 그의 번득이는 언행이 돋보입니다.

▶ “나 자신이 특별히 뛰어나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몇 가지 장점은 있습니다. 무엇보다 긍정적인 사고를 합니다. 때로는 흔들릴 때도 있지요. 하지만 마음 깊은 곳에서는 절대로 누구를 탓하거나 누구에 대해 나쁜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 “나를 고통스럽게 만든 사람에게 나쁜 감정을 키워간다면 나 자신의 마음의 평화만 깨어질 뿐입니다. 내가 그를 용서한다면 내 마음은 평온을 되찾습니다.”

▶ “나는 나 자신이 중국인을 미워할까 봐, 중국인에 대한 자비심을 잃게 될까 봐 그것이 두렵습니다.”

▶ “전생에 다른 삶이 있었다는 것을 믿습니다. 어쩌면 카르마(업)에 따른 어떤 연결, 혹은 더 신비한 무엇이 있을 수 있지요. … 예를 들어 어떤 사람들은 이상한 꿈을 꾸며, 그 꿈이 그들에게 새로운 미래, 새로운 삶, 또는 다른 사람들과의 새로운 연결을 열어 줍니다.”

▶ “감정을 다스리지 못하면 올바른 판단을 내릴 때 작용하는 두뇌의 가장 우수한 부분이 작동하지 않습니다.”

▶달라이 라마의 명상법

“나는 ‘주고받기’라는 명상법을 사용합니다. 행복이나 따뜻한 애정과 같은 긍정적인 감정을 다른 사람에게 보내는 상상을 합니다. 그런 다음 그들의 고통, 그들의 부정적인 감정을 나 자신이 흡수하는 상상을 합니다. … 그들이 가진 미움, 두려움, 잔인함 같은 독소를 들이마십니다. 그리고 숨을 내뿜습니다. 그때 자비와 나눔 같은 좋은 감정을 밖으로 나오게 합니다. 모든 나쁜 것을 내 몸에 받아들여 신선한 공기로 그 독소를 제거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주고받기 명상입니다. 나는 타인을 비난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입니다.”

▶ “내 인생에서 가장 큰 도움이 된 것은 내가 전혀 원한의 감정을 갖지 않았다는 것이지요.”

▶ 투투 대주교가 달라이 라마에게 말한 ‘우분투’

“나의 인격은 당신의 인격에서 나옵니다. 내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당신의 인격이 향상되었을 때 나의 인격도 따라서 향상됩니다. 마찬가지로 당신의 인격이 비인간적이고 냉정한 것이 될 때 나 또한 그렇게 됩니다. 용서는 실제로 자신에게 가장 이익이 되는 최상의 길입니다.”

* 우분투(Ubuntu): 한 인간은 다른 인간을 반영하고 있다는 남아프리카인의 사상.

강호원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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