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21일은 '월드 헬로 데이', 대화로 전쟁을 없애자는 평화 캠페인의 날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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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으로 시작된 4차 중동전쟁은 시나이 반도와 골란 고원을 무대로 1973년 10월 6~25일의 스무 날 동안 치러졌다. 하루 평균 2,000명, 약 2만명의 군인과 민간인이 그 전쟁으로 숨졌다. 그 전쟁 직후 제네바 중동평화협상이 분쟁 25년 만에 처음 열렸고, 78년의 캠프 데이비드 협정을 낳았다. 그 배경에는 미소 냉전의 파국적 전쟁의 발화점이 중동일 수 있다는 국제사회의 공포가 있었다. 저 스무 날 동안 양대 핵 강국 미국과 소련은 각각 아랍연방(시리아 리비아 이라크 요르단 가세)과 이스라엘에 엄청난 무기를 노골적으로 댔다. 북반구의 그해 겨울은 석유 파동까지 겹쳐 더 춥고 어두웠다.
전쟁이 끝나고 보름여 뒤, 미국 애리조나주립대에서 갓 박사 학위를 받은 브라이언 매코맥(Brian McCormack)과 하버드 출신의 마이클(Michael) 매코맥 형제가 전 세계 정치 지도자와 유엔 사무총장, 국제단체 대표 등 1,360명에게 7개 언어로 편지를 썼다. ‘월드 헬로 데이(World Hello Day)’라는 기념일을 만들어 세계 평화를 위한 작은 걸음을 내딛고자 하니 부디 동참하고 그 취지를 널리 알려 달라’는 내용이었다. 국제 분쟁을 무력이 아닌 대화로 풀자는, 어이없으리만치 순박하고도 소박한 평화운동이었다.
그 취지와 캠페인에 현재 180여개국의 소수 시민들이 동참해 해마다 작은 실천을 이어오고 있다고 한다. 실천 내용은 단순하다. 최소 10명 이상의 정치인에게 헬로 데이의 취지를 알리는 편지를 보내는 것이다. 해가 거듭되면서 공적인 영역뿐 아니라 사적인 영역으로도 범위가 확장됐고, 편지가 아니라 구두 인사도 가능하게 됐고, 갈등에 대한 스스로의 책임을 반성하는 것까지 권하는 이들도 있다. 월드 헬로 데이가 대화와 화해와 반성의 날이 된 것이다.
운동본부 측에 따르면, 노벨상 수상자 31명을 포함해 100명 가까운 저명인사들이 그 취지에 공감하는 답장을 보내왔다고 한다.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과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 바버라 부시, 코피 아난, 우피 골드버그 등도 그 명단에 있다. 매코맥 형제의 근황은 알려진 바 없다. 어쨌건, 누가 알아주든 않든, 오늘은 월드 헬로 데이다. 최윤필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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