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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지점의 서울 쏠림이 더 심해지고 있다. 비대면 금융거래 활성화로 전국 각지에서 지점이 사라지는 가운데 새로 생기는 지점조차 서울 등 수도권에 몰리기 때문이다. 부의 집중도가 높은 서울에서는 폐점 수만큼 새로운 지점이 문을 여는 반면 수도권 밖에선 문 닫는 점포가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 등 3개 주요 시중은행은 올해 전국에서 31개 지점(출장소 포함)을 새로 열고, 39개 지점을 폐쇄했다.
3개 은행은 올 들어 9월 말까지 서울에서 20개의 점포를 새로 열었다. 이중 신한은행은 올해 명동·용산 기업금융센터, 디지털중앙금융센터, 이대서울병원 등 서울에만 10곳의 지점을 새로 냈다.
우리은행도 서울을 중심으로 지점을 늘렸다. 신설 지점 11곳 중 7곳이 서울이고, 행정구역상 경기도지만 서울 생활권인 판교와 하남에 한 곳씩을 열었다. 특히 우리은행은 최고급 PB센터인 '투 체어스 프리미엄 센터'를 네 곳 개점했는데, 서울 잠실·청담·대치동과 가산동에 자리 잡았다.
국민은행은 8개의 지점을 신설했는데 3곳이 서울이었다. 100% IT(정보기술)인력만으로 운영하는 'KB 인사이트(InsighT)' 지점 등 주력 특화점포 역시 서울 여의도에 열었다.
같은 기간 3개 은행이 서울에서 폐쇄한 지점도 20곳이었다. 우리은행이 10곳으로 가장 많이 문을 닫았다. 하지만 4곳은 작년 말 구금고 운영권을 놓친 지점들이었다. 서울시 1금고 운영권을 신한은행에서 내준 여파로, 우리은행로서는 불가피한 폐쇄였다. 국민은행은 6곳, 신한은행은 4곳의 지점을 서울에서 폐쇄했다.
결국 서울에선 없어진 사라진 은행 지점 만큼 같은 수의 지점이 문을 열었다. 돈의 흐름에 따른 자연스러운 이동으로 고객의 접근성 측면에선 큰 불편이 없었을 것으로 볼 수 있다.
3개 은행이 서울·경기·인천 외 지역에 새로 만든 지점은 6곳에 불과했다. 경남 3곳, 충북 2곳, 전북 1곳 등이었는데, 그마저도 한 곳은 신한은행이 청주공항 환전소 운영권을 따내면서 만들어진 출장소였다.
반면 문을 닫은 수도권 밖의 지점은 11곳이었다. 광주·경북·충북·충남에서 2곳씩 지점이 폐쇄됐고, 경남·부산·전북에서도 은행 지점 한 곳씩이 사라졌다. 지역에서는 은행 지점 두 곳이 문을 닫고 한 곳이 문을 연 꼴이다. 은행의 서울 '쏠림'이 날로 심화되는 가운데 지역민의 은행 접근성이 더 나빠졌다는 증거다.
지역 경기 악화, 은행권의 경쟁 심화 등을 고려하면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대기업과 고액자산가가 밀집한 서울이 수신 확대는 물론 거액의 대출에도 유리한 만큼 은행의 이 같은 지점 배치는 불가피한 선택이기 때문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수도권 밖에 지점을 내려 해도 신도시나 입주가 예정된 대단지 아파트촌 등을 제외하면 수요가 없는 게 현실"이라며 "비대면 거래 활성화로 전체 점포 숫자를 줄이는 흐름을 고려하면 지방에서의 금융 거래는 우체국·농협 등에 의존하는 현상이 지속될 것"이라 내다봤다.
변휘 기자 h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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