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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中, 공기질 나아진 최신자료 반영 고집… 자국선 결과 발표도 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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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세상]

2000년→2017년 자료 바꿔도 한국에 미치는 영향 30% 넘자 두 차례 발표 연기되는 등 진통

중국이 한국의 미세 먼지 농도에 끼치는 영향을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데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렸다.

당초 지난해 발간될 예정이었던 '동북아 장거리 이동 대기오염 물질 국제 공동연구' 요약 보고서는 "최신 수치를 반영해 다시 계산하자"는 중국의 의견에 따라 발간이 1년 연기됐다. 추가된 연구 기간 중 중국의 오염 물질 배출량 자료가 2000년도 자료에서 2017년도 자료로 바뀌었다. 2017년은 중국 정부가 지난 2013년 대대적인 공기 정화 작업에 나선 이후의 효과가 반영된 시기다.

최신 자료를 반영했음에도 한국에 미치는 영향이 30%를 넘어선다는 결과가 나오자 중국 측이 발표를 망설인 것으로 알려졌다. 3국 연구진이 각기 다르게 내놓은 수치의 평균치만 발표하자는 제안도 나왔다고 한다. 결국 11월 초에 있을 것으로 알려졌던 발표 일자는 11월 13~14일로 밀렸고, 20일로 한 차례 더 연기됐다. 20일 한국 정부는 언론 브리핑을 실시했으나 중국 정부는 자국 언론에 자료를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우리나라가 보고서 책임국이기 때문에 우리가 발표하는 것으로 3국의 발표를 갈음한 것"이라고 했지만, 일본 환경부는 홈페이지에 보고서를 게시했다. 국립환경과학원 관계자는 "방어적인 자세만 취하던 중국을 상대로 이만큼 결과를 이끌어내기도 정말 힘들었다"며 "이번 보고서는 정말 여러 차례 설득 끝에 나온 것"이라고 했다.

중국 정부는 미세 먼지 문제가 국내에서 논란이 되기 시작한 2015년 이후 우리나라에 미치는 중국 측의 영향에 대해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다가 지난해부터 강경 발언을 이어왔다. 2018년 12월 류여우빈 중국 생태환경부 대변인이 "서울의 미세 먼지는 주로 서울에서 나온다"고 한 데 이어 올해 1월에는 류빙장 중국 생태환경부 대기국 국장이 "중국 탓만 하다가는 (한국이) 미세 먼지를 줄일 절호의 기회를 놓칠 것"이라고 했다. 루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3월 "한국 미세 먼지가 중국에서 왔다는 충분한 근거가 있는지 모르겠다"고 하기도 했다. 장윤석 국립환경과학원장은 "(이번 보고서가) 미흡할 수 있지만 한·일 간의 결과를 보면 상당히 유사하다는 점을 알 수 있다"며 "국내 연구 결과의 신뢰도를 검증해 국제적으로 인증받았다는 의미도 있다"고 말했다.

[김효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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