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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7 (목)

4인가구 청약 평생해도 강남은 '그림의 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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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인 가구는 평생 청약 가점(加點)을 모아도 당첨될 수 없는 아파트가 나왔다. 19일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11~13일 청약을 접수한 서울 서초구 잠원동 '르엘 신반포 센트럴'의 평균 당첨 가점은 70.3점으로 집계됐다.

반포우성아파트를 재건축한 르엘 신반포 센트럴은 30평대 분양가가 14억~16억원대로 주변 시세보다 최대 10억원 정도 싸다. 하지만 가점 70점을 받으려면 무주택 기간과 청약통장 가입 기간이 만점(15년 이상)인 상태에서 배우자를 제외한 부양가족이 3명 이상이어야 한다. 4인 가족은 모든 항목이 만점이어도 가점은 69점이다. 문턱이 워낙 높은 탓에 대다수 실수요자에겐 '그림의 떡'인 셈이다.

작년만 해도 청약 가점 60점대 후반이면 '당첨 안정권'으로 통했다. 하지만 정부의 부동산 규제가 추가됨에 따라 청약 쏠림 현상이 심화하면서 이제는 당첨을 속단하기 어려워졌다.

이런 청약 열기는 한동안 계속될 전망이다. 일부 재건축·재개발 조합은 분양가 상한제 유예 기간인 내년 4월 말까지 분양을 마치려 서두르는 반면, 상한제를 피하기 어려운 조합은 '버티기'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분양업계 관계자는 "상한제 때문에 공급이 줄어들 것이란 우려가 커지면서 타이밍을 재던 고(高)가점자들까지 적극적으로 청약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심교언 건국대 교수는 "지금 분양가 규제는 극소수 현금 부자에게 로또를 쥐여주는 꼴"이라며 "강남의 일부 사례 때문에 분양 시장이 전체적으로 과열되고, 결과적으로 실수요자의 내 집 마련이 어려워지는 '규제의 역설'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정순우 기자(snoopy@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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