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로사 워킹맘 판사 이승윤씨 1주기… 지인들, 일화-추모글 엮은 문집 발간
“엄마가 너희와 잘 놀아주지 못하고 하늘나라로 가서 서운하지 않니?” “괜찮아요. 엄마는 나라를 위해 일했잖아요.”
지난해 11월 주말에 야근을 한 뒤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된 이승윤 서울고등법원 판사(사법연수원 32기)의 초등학생 아들은 외할아버지 이동훈 전 대구지방국세청장의 질문에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이 판사가 세상을 떠난 지 꼭 1년이 지난 19일 서울고법에서 ‘고 이승윤 판사 1주기 기념 추모문집 발간회’가 열렸다. 김창보 서울고등법원장과 유족, 동료들이 모여 이 판사를 추모하는 글이 담긴 문집을 소개했다. 동료들이 이 판사를 그리는 소회를 밝힐 땐 곳곳에서 울음소리가 터져 나왔다. 김 원장은 “법관들의 근무 환경과 어려움을 돌아보고 다시는 안타까운 일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힘쓰겠다”고 밝혔다.
추모문집은 이 판사의 동료 판사들이 모여 자발적으로 발간했다. 이 판사가 남긴 글과 함께 지인들로부터 이 판사에게 하고 싶었던 말, 관련된 일화 등을 모아 엮었다. 책임감 강한 판사이자 두 아이의 엄마로 치열하게 살아온 이 판사의 삶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문집의 제목은 ‘반짝반짝 빛나는 판사 이승윤’(사진)이다. 매일같이 야근을 하면서도 생기를 잃지 않았던 이 판사를 떠올리며 붙인 제목이라고 한다.
이 판사의 대학 및 연수원 동기인 이의영 서울고법 판사(43)는 문집에서 “승윤이는 거의 늘 야근을 했다”며 “원칙에 입각해 답이 나올 때까지 기록을 보고 또 봤다. ‘천생 판사구나’라고 속으로 생각했다”고 회고했다. 추모문집은 1000부가 발간돼 전국 법원과 국립중앙도서관, 서울 시내 로스쿨 등에 비치된다.
박상준 기자 speak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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