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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옥 장관 "다문화가정은 한국과 아세안의 가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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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와 취임 후 첫 언론인터뷰…"韓-아세안 회의서 '다문화연대회의' 개최"

"요즘 청소년, 단군 이래 최고 스펙…미래 열어주고 싶다"

연합뉴스

이정옥 여성가족부 장관



(서울=연합뉴스) 양정우 기자 = 이정옥 여성가족부 장관은 15일 "다문화 가족은 한국과 아세안(ASEAN)의 가교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연합뉴스와 취임 후 처음으로 가진 인터뷰에서 "국내 결혼이민자 중 아세안 국가 출신이 37%를 차지한다. '아세안+3' 정상회의처럼 전 세계가 아세안에 구애하고 있다"며 이같이 의미를 부여했다.

최근 한 통계에 따르면 한국으로 온 결혼이민자 중 아세안 10개 회원국 출신이 전체 37%를 차지한다. 국가별로는 베트남, 태국, 필리핀 등이 많다.

그만큼 아세안 국가, 이들 국가에서 온 결혼이민자, 이주 여성이 국내 사회에서 가지는 의미는 각별할 수밖에 없다. 반대로 아세안 국가들에 있어 이들 여성은 한국을 자세히 들여다볼 수 있는 창이다. 이 장관이 아세안과 관계에서 이들 여성의 민간외교관 역할을 기대하는 이유다.

하지만 이들과 함께 다문화 사회로 가는 길은 그리 녹록지 않았다.

지난 7월에는 베트남에서 온 아내를 남편이 무차별적으로 폭행하는 영상이 확산하며 이주여성 인권이 사각지대에 놓여있다는 비판이 거세게 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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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옥 여성가족부 장관



이 장관은 이주여성 인권보호 등 여가부가 추진해온 정책을 묻자 "올해 전국 5곳에 '폭력피해 이주여성 상담소'를 신설했다"며 "폭력 피해 이주여성이 귀화할 때는 귀화요건을 개선하는 등 이주여성의 적응과 인권 보호 지원을 강화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다문화가족이 느끼는 장벽을 없애고 우리 사회 구성원으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결혼이주여성 인권 보호 대책'을 이달 중 내놓을 계획"이라며 "이주 배경 아동·청소년 지원방안도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달 25∼26일 부산 벡스코에서는 한국과 아세안 대화 관계 수립 30주년을 기념하는 특별정상회의가 열린다.

여가부는 정상회의 기간 다문화 가족, 현장 활동가 등 100여명이 참여하는 '다문화 연대회의'를 개최할 계획이다. 베트남 등 아세안 국가 출신 다문화가족으로부터 직접적인 정책 제안을 듣기 위해서다.

이 장관은 "다문화가족으로부터 초기정착, 자녀 양육, 사회진출에 이르기까지 앞으로 정책 방향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들어볼 생각"이라고 했다.

지난 9월 취임한 이 장관은 사회학을 공부한 학자 출신이다. 시민 사회영역에서도 오래 활동했다. 여가부 장관으로 발탁되기 전 국방부 양성평등위원회 공동위원장으로 있으며 군부대 내 양성평등 정책을 들여다봤다. 여가부가 추진한 '부처별 양성평등정책 전담부서' 신설작업을 나름 속도감 있게 진행했다는 평이 나온다.

중앙부처 과장급인 양성평등정책담당관은 현재 교육부와 법무부, 국방부, 경찰청 등 8개 부처에 등장했다. 이들 담당관 협의체는 올해 3차례 회의를 열었다.

이 장관은 "검찰청이나 법무부, 국방부 등에서 신속하게 양성평등정책담당관 제도를 정착했다"며 "빠르게 정착한 부처의 성공사례를 검토해 다른 부처에도 제도가 안착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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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옥 여성가족부 장관



이어 "양성평등정책담당관은 부처 내 성폭력·성희롱 대응과 함께 문제를 예방하고 성평등 추진체계를 마련하는 업무를 한다. 예방 정책 등을 섬세하게 살피며 만들어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여성, 가족과 함께 여가부 업무의 한 축인 청소년 정책과 관련해서는 청소년의 직접적인 참여 등 기회 확대에 방점을 찍었다.

청소년이 주도하는 정책이 현장에서 실행될 수 있도록 '청소년특별회의'를 활성화하고, 청소년 참여 채널을 새롭게 짤 계획이다. 청소년 안전을 지키기 위해 청소년활동 프로그램과 수련 시설 등도 청소년 눈높이에 맞게 정비할 방침이다.

그는 "요즘 청소년들은 단군 이래 최고 '스펙(spec)'이라고 할 정도로 (능력이) 좋은 세대지만 그들의 발언은 사회적으로 반영되지 않고, 가는 길도 잘 보이지 않는다"며 "이들 청소년 세대에 미래를 열어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청소년이야말로 미래다. 청소년들이 발언을 확대하고, 자기주장을 펼칠 수 있고, 미래 기회를 선점할 기회를 주고 싶다"고 바랐다.

이 장관은 줄곧 '워킹맘'이었다. 출산과 육아, 직장, 공부 등 여러 일을 동시에 했던 그에게 요즘 주목받는 영화 '82년생 김지영'에 관해 물었다.

"'서 있는 곳이 다르면 보이는 풍경이 다르다'는 말이 있잖아요. 남성들도 이 영화를 보고서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것들에 대해 깊게 들여다보는 계기가 되었다고 평가하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영화가 성(性) 대결의 도화선이 돼 남성과 여성이 서로를 비난하고 갈등할 것이 아니라 서로의 상황을 바로 들여다보고 이해하며 존중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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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옥 여성가족부 장관



edd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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