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교육 선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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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환경이 크게 변화했다. 매스 미디어와 개별 미디어가 공존하고 있으며, 누구든지 콘텐츠를 생산하고 이용할 수 있게 되었다. 이에 따라 지식과 정보를 비판적으로 평가하고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인 '미디어 리터러시'가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해졌다. 최근에는 가짜 뉴스, 혐오 발언, 사이버불링 등이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면서 미디어 교육의 필요성이 거듭 강조되고 있다. 교육의 대상을 모든 연령층으로, 콘텐츠 생산자와 전달자로 확장해야 한다는 점에 대해서도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가장 시급한 것은 미디어 교육 원칙을 세우고 실천 방법을 구체화하는 것이다. 미디어 교육 분야의 가장 저명한 학자이자 오랜 기간 미디어 교육을 연구하고 실천해 온 저자 데이비드 버킹엄은 이 책에서 미디어 교육에서 가르쳐야 할 핵심 개념과 비판적 미디어 이해 접근법, 구체적인 교수법을 제시한다. 과거의 미디어 교육이 전통적으로 강조했던 요소들은 물론 최근 제기되는 이슈들, 미디어 환경의 변화가 가져오는 미디어 교육의 개념 확장 등에 대해 간명하지만 깊은 통찰력으로 설명하고 질문을 던진다. 그는 '혜택' 아니면 '위험'이라는 이분법적 관점에서 이루어지는 미디어 교육의 한계와 미디어 리터러시 개념을 수사적 또는 도구적 개념으로 사용하는 것의 한계를 지적하고, 체계적이고 지속 가능한 미디어 교육을 강조한다. 특히 소셜 미디어 환경과 같은 디지털 미디어 환경에서도 변하지 않는 미디어 교육의 핵심과, 소셜 미디어 환경에 적합한 교육적 실천 방법을 제시한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이 책은 딱딱하고 어려운 학술서가 아니라 미디어 교육에 문제의식을 느끼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일종의 '선언'이다. 저자는 영국 정부가 중등학교 학생들이 치르는 국가시험에서 미디어 연구 과목을 제외하려는 것을 보고 미디어 교육의 중요성을 천명할 필요를 절감한다. "피상적이고 이성주의적인 접근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저자는 전에 없이 간명하고 힘 있는 문체로 이 책을 썼다.
이 책의 원서 『The media education manifesto』는 2019년 8월에 출간되었으며, 같은 해 10월 첫 주에 영국 고등교육 전문 유명 저널 ≪Times higher education≫의 '이주의 책'으로 선정되었다. 출간된 지 3개월이 채 되지 않은 책을 우리말로 만나 볼 수 있다는 것도 이 책이 주는 큰 즐거움 중 하나다. 부록으로 실린 저자 인터뷰는 원서에는 없는 부분으로 미디어 교육 연구자이자 실천가, 부모로서의 데이비드 버킹엄의 견해를 엿볼 수 있게 해 주며 한국의 미디어 교육을 위한 조언도 얻을 수 있다.
☑ 책 속으로
미디어는 문화, 정치, 경제, 대인 관계 등 현대 생활의 중심이다. 미디어 이용자가 더 자율적이고 유능하고 비판적일 필요가 있다는 견해에 대부분 동의할 것이다. 그러나 많은 경우 미디어 리터러시를 하나의 임시방편으로 여기거나, 국가에서 개인으로 책임을 전가하는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처럼 보인다. 광범위하게 이루어지는 공적 토론에서는 미디어 리터러시가 무엇을 수반할 것인지, 어떤 방식으로 발전할 수 있는지 한정적으로 다뤄질 뿐이다.
- 2쪽
미디어 리터러시는 단순히 미디어를 이용한다고 해서 저절로 생기는 것은 아니다. 정책 입안자의 모호한 선의나 미디어 산업 자체에 맡겨 두는 것도 최상은 아니다. 만약 실제로 미디어를 잘 읽고 쓸 줄 아는 시민을 원한다면, 필요한 것은 미디어 교육이다. 즉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지원을 받는 교수 학습 프로그램이 필요한데, 이것은 학생을 포함한 모두를 위한 프로그램이어야 한다. 실제로 혜택과 위험의 접근은 종종 피상적이고 분열되고 도구적인 '임시방편' 해결책을 제시할 뿐이다. 이 책에서 정의하는 것처럼, 미디어 교육은 더 일관성 있고, 더 도전적이고, 궁극적으로 이용자의 역량을 강화하는 것이다.
- 42∼43쪽
소셜 미디어 수용자에 대한 교육을 시작하는 한 가지 방법은 학생들이 토론 주제 자체를 조사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언급했듯이 수용자에 대한 낙관적 전망은 소셜 미디어 이용의 부정적 효과에 대한 주장(특히 어린이 청소년과 관련하여)이 점차 증가하면서 힘을 잃고 있다. 학생들은 긍정적 주장과 부정적 주장의 사례들을 모으고 비판적 질문을 던짐으로써 관련 토론 주제들을 검토해 볼 수 있다. 구체적으로 어떤 권위자와 전문가가 이러한 주장을 하는가? 그들은 어떤 근거를 제시하며, 그러한 근거는 얼마나 타당하고 적절한가? 그들의 주장에 관심을 끌기 위해 어떤 종류의 언어를 사용하는가? 미디어 자체에 대해, 그리고 특정 유형의 이용자들에 대해 어떤 가정을 하는가?
- 96∼97쪽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형태의 미디어 '교육'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그러한 일반적인 약속은 별로 의미가 없다. 그리고 미디어 교육이 모든 청소년에게 도달하기 위해서는 학교 교육이 시작되는 바로 그 시점부터 의무적인 학교 교육과정의 일부가 될 필요가 있다.
- 114쪽
지은이 소개
데이비드 버킹엄
청소년 미디어, 어린이와 청소년의 미디어 이용, 미디어 교육, 미디어 교육 정책 등을 연구해 온 세계적인 학자이자 저술가이자 컨설턴트다. 25건이 넘는 연구 프로젝트 책임을 맡았고, 영국 내외 여러 기관의 미디어 교육 정책 자문 위원으로 일했다. 런던대학교 교육연구소 교수, 런던대학교 아동·청소년 및 미디어 연구소 소장, 러프버러대학교 미디어 및 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직을 역임했다. 현재는 러프버러대학교 명예 교수이자 서식스대학교 객원 교수, 노르웨이어린이연구소 객원 교수다. 『우리 아이들은 어떻게 소비자로 키워지는가』(2013)를 비롯해 30여 권의 저서를 집필했고, 220편 이상의 논문과 및 단행본 챕터를 저술했다. 홈페이지(www.davidbuckingham.net)를 통해서도 저술 활동을 활발히 이어 가고 있다.
옮긴이 소개
조연하
이화여자대학교 정책과학대학원 초빙교수다. 이화여자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에서 언론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한국미디어교육학회 이사를 지냈으며 현재 한국방송학회 부회장이다. 저서로는 『미디어 저작권』(2018) 등이 있다.
김경희
한림대학교 미디어스쿨 교수다. 이화여자대학교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에서 석사·박사 학위를 받았다. 한국언론학회 부회장과 한국방송학회 미디어교육연구특별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했다. 저서로는 『디지털 미디어 리터러시』(공저, 2018) 등이 있다.
김광재
한양사이버대학교 광고미디어학과 교수다. 전남대학교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하고 서강대학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미디어 관련 다양한 학회에서 활동 중이다. 저서로는 『디지털 미디어리 터러시』(공저, 2018) 등이 있다.
김아미
경기도교육연구원 부연구위원이다. 서울대학교에서 불어교육학, 언론정보학을 공부하고 미국 하버드대학교에서 교육공학 석사학위를, 영국 런던대학교에서 미디어 교육 박사 학위를 받았다. 저서로는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의 이해』(2015) 등이 있다.
배진아
공주대학교 영상학과 교수다. 이화여자대학교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에서 언론학 석사·박사 학위를 받았다. 방송분쟁조정위원회, 여론집중도조사위원회, 방송미래발전위원회 등의 위원을 역임했다. 논문으로는 "미디어 다양성 재정립"(2019) 등이 있다.
이미나
숙명여자대학교 미디어학부 조교수다. 고려대학교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에서 신문방송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미국 앨라배마대학교에서 텔레커뮤니케이션학 석사 학위, 신문방송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인간 심리의 관점에서 스마트 미디어 이용에 대한 연구를 하고 있다.
이숙정
중앙대학교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다. 미국 텍사스주립대학교에서 커뮤니케이션학 석사·박사 학위를 받았다. 주 연구 분야는 뉴 미디어의 사회적 영향, 청소년의 미디어 이용과 효과, 미디어 리터러시 등이다. 저서로는 『디지털 미디어 리터러시』(공저, 2018) 등이 있다.
이제영
가톨릭관동대학교 미디어콘텐츠학부 광고홍보 전공 교수다.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언론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미디어미래연구소 책임연구원으로 일했다. 주요 저서로는 『글로벌 비즈니스와 PR』(2019) 등이 있다.
정현선
경인교육대학교 국어교육과 교수이자 미디어리터러시연구소 소장이다. 서울대학교 국어교육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에서 국어교육학 석사 학위를, 영국 런던대학교에서 미디어 교육 박사 학위를 받았다. 저서로는 『시작하겠습니다, 디지털 육아』(2018)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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