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사진)을 한국에 보내면서 문재인정부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결정에 대한 번복을 압박하고 나섰다. 한국은 '일본의 수출 제재 철회'가 우선돼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양측의 온도 차가 큰 방위비 분담금 문제와 더불어 향후 협상에 난항이 예상된다.
미 국방부는 7일(현지시간) 보도자료를 내고 에스퍼 장관이 한국, 태국, 필리핀, 베트남 등을 연쇄 순방하기 위해 오는 13일 미국에서 출발한다고 밝혔다. 지소미아 종료일인 23일을 약 일주일 남겨둔 시점에 방한해 마지막 압력을 행사하려는 의도로 읽힌다.
에스퍼 장관의 방한은 공식적으로는 15일 양국 국방장관 간 연례 회의체인 한미안보협의회의(SCM)에 참석하기 위한 것이다. 양국에서 번갈아가며 개최돼온 SCM은 올해로 51번째로 이번에는 서울에서 열릴 차례다. 한국 국방부는 지소미아, 방위비 분담금 등이 이번 SCM의 의제에 포함돼 있지 않다는 입장이지만 현 시기와 상황을 감안했을 때 미국이 관련 논의를 꺼낼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조너선 호프먼 미 국방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다음주 우리가 한국에 있을 때 그것(지소미아)이 대화의 일부가 될 것"이라며 "우리는 그 문제가 해결되는 것을 보고 싶다"고 말했다. 앞서 미국 정부는 데이비드 스틸웰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 제임스 드하트 미국 방위비분담협상 대표, 키이스 크라크 미 국무부 차관 등을 동시다발적으로 서울로 보내 지소미아 연장, 방위비 분담금 증액, 인도·태평양 전략 동참 등을 전방위로 압박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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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국방부 관계자는 "지소미아는 이번 SCM의 공식 의제에 포함돼 있지 않다"고 말하면서도 "한미 안보협력과 관련한 대목에서 논의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지소미아 종료로 인해 한미 동맹 관계가 더 옅어진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지소미아 종료 결정에 대한 입장이 바뀐 것은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한편 미 국방부는 이달 중순으로 예정된 한미 연합공중훈련을 종전 '비질런트 에이스' 훈련보다 범위를 축소해 실시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워싱턴 = 신헌철 특파원 / 연규욱 기자 / 안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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