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불로 1명 숨지고 10명 화상 등 크게 다쳐
피해자 대부분 60~80대 고령으로 병원서 치료 중
지난 7일 오전 충북 진천군 초평면 선산에 폴리스라인이 설치돼 있다. 이날 한 남성이 시제 도중 종중원에게 인화 물질을 뿌리고 불을 붙여 1명이 숨지고 10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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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문중 시제(時祭)를 지내던 중 종중원들에게 인화성 물질을 뿌리고 불을 붙인 80대 남성에게 살인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기로 했다. 충북 진천경찰서는 지난 7일 오전 10시 40분쯤 충북 진천군 초평면 야산에서 인화성 물질을 종중원에게 뿌리고 불을 붙여 종중원을 숨지게 한 혐의(살인ㆍ살인미수 등)로 A씨(80)의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라고 8일 밝혔다.
경찰은 사건 직후 시제에 참여한 종중원 20여명을 불러 조사했다. 그 결과 A씨는 이날 준비한 인화성 물질을 절을 하는 종중원에게 뿌리고 불을 붙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 불로 종중원 B씨(85)가 숨지고 C씨(79) 등 10명이 전신에 화상을 입어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다. 부상자는 대부분 60~80대 고령자로 이 가운데 5명은 중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A씨와 B씨, C씨 등은 6촌 이내의 가까운 친척으로 전해졌다.
불 탄 선산 (진천=연합뉴스) 박종국 기자 = 7일 오전 충북 진천군 초평면 선산 잔디밭이 불타 있다. 이날 한 남성이 시제 도중 종중원에게 인화 물질을 뿌리고 불을 붙여 1명이 숨지고 11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2019.11.7 pjk@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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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범행 직후 음독해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했다. 입원 중인 A씨는 현재 의식이 있고 생명에 지장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목격자는 “종중원들이 절을 할 때 A씨가 인화성 물질을 뿌리고 불을 붙였다. 순식간에 발생해 돌아가신 분을 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종중원은 “A씨가 종중 재산 문제로 다른 종중원들과 갈등을 빚어왔다”며 “종중 돈 문제로 고소를 당해 실형을 선고받고 복역한 적도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A씨가 종중 땅 문제로 다른 종중원들과 자주 다퉜다는 진술을 확보, 홧김에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A씨가 범행에 사용한 인화성 물질 시료를 채취,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성분 분석을 의뢰했다. 경찰 관계자는 “인화성 물질을 언제, 어디서 샀는지 등 추가 조사를 마치고 영장을 신청하겠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당시 현장에선 청주와 괴산ㆍ증평ㆍ진천 등지에서 모인 종중원 25명가량이 시제를 진행하던 중이었다. 시제는 음력 10월에 조상의 묘를 직접 찾아가 지내는 제사를 말한다.
진천=박진호ㆍ신진호 기자 park.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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