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드 스틸웰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가 정석환 국방정책실장 면담을 위해 6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로 들어서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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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틸웰 차관보의 일정은 6일 하루에 집중돼 있었다. 외교부와 국방부를 방문해 한국 측 고위 당국자들을 만난 그는 언론에 노출되는 공개적 입장 표명 기회가 있을 때는 지소미아를 언급하지 않았다. 지소미아와 관련한 논의는 오전에 청와대를 찾아 김현종 국가안보실 2차장과 70여분 간 만났을 때 집중적으로 이뤄졌다고 한다.
청와대는 면담 결과에 대해 “한ㆍ미 양국 간 동맹 현안에 대해 구체적이고, 건설적이고 미래 지향적인 협의를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면담 이후 스틸웰 차관보를 만난 인사들이 전한 분위기는 다소 달랐다. 스틸웰 차관보가 ‘지소미아의 최종 종료를 막으려면 어떤 해법이 있느냐’는 취지로 물으며 다양한 인사들에게 의견을 구했다는 것이다.
스틸웰 차관보가 이런 고민을 내비친 것은 김 차장과의 대화에서 한국의 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되돌릴 수 있을 만한 실마리를 찾지 못했다는 방증으로 볼 수 있다. 지소미아 운명 결정권을 쥐고 있는 청와대와의 담판에서 기대했던 성과를 얻지 못한 셈이다. 청와대는 “김 차장은 현안에 대한 우리 입장을 상세히 설명했다”고 했는데, 일본이 수출 규제 조치를 먼저 철회해야 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재검토할 수 있다는 기존 정부 입장을 반복했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앞서 스틸웰 차관보는 방일 중이던 지난달 26일 언론 간담회에서 한국에 지소미아 복원을 촉구하겠다고 밝혔다. 당시 그는 “이미 밝혔듯이 한국이 일본에 대한 양자적 우려를 표출하기 위해 다른 방법 대신 지소미아를 선택한 것은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또 “우리는 한ㆍ일에 창의적 해법을 찾으라고 독려 중”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지소미아는 잠재적으로 미 본토를 보호하기 위한, 장거리 미사일에 대한 역내 병력과 능력 측면 우리 모두에게 이득”이라며 “최근 (북한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 때도 지소미아는 가동됐고 한국 역시 이를 인정했다는 사실에서 지소미아의 중요성을 우리(3국) 모두 인지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창의적 해법’의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지만, 북한 등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안보상 이유에 초점이 맞춰지는 분위기다.
키이스 크라크 미 국무부 경제 차관이 7일 오전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3차 한미 민관합동 경제포럼 개회식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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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틸웰 차관보와 같은 시기에 한국을 찾은 키스 크라크 미 국무부 경제차관의 행보는 인도ㆍ태평양 전략에 집중됐다. 20여명의 대규모 대표단을 이끌고 방한한 그는 6일 외교부 이태호 2차관과 고위급경제협의회(SED)를 열었다. 결과물로 채택한 공동성명에는 인도ㆍ태평양 전략과 관련해 한ㆍ미가 협력할 수 있는 분야에 대한 설명이 상당 부분 포함됐다.
불과 닷새 전인 지난 2일 양국 차관보가 태국 방콕에서 만나 인도ㆍ태평양 전략과 협력하기 위한 공동설명서를 발표했는데, 이번에는 격을 높여 공동성명 형식으로 협력을 재확인했다. 공동설명서에도, 공동성명에도 미국의 ‘화웨이 때리기’와 직결된 5G 분야 협력이 명시됐다.
크라크 차관은 7일에는 한ㆍ미 민관합동 경제포럼 기조연설에서 중국을 비판하며 보다 직접적인 메시지를 발신했다. 크라크 차관은 “한ㆍ미 관계가 인도ㆍ태평양 지역 안보 추구에 핵심축”이라고 말했다.
제임스 드하트 미국 방위비협상대표가 5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해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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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드하트 방위비 협상 미측 대표는 장외를 공략했다. 정부 인사와 공식 면담은 하지 않고 국회, 언론을 접촉했다. 특히 국회 외교통일위원회나 국방위원회 등 방위비와 직결되는 상임위뿐 아니라 당의 정책 결정 과정에 참여하는 인사들도 광범위하게 접촉을 시도했다.
관련 사정에 밝은 소식통은 “드하트 대표가 방위비 액수, 내용 등에 대해 한 발언이 다양한 경로로 소개되고 있는데 애초에 이를 노린 여론 떠보기 측면이 있어 보인다”며 “3인방이 날짜를 맞춘 것은 아니지만 사전에 지소미아, 인도ㆍ태평양 전략, 방위비로 각기 역할을 나누는 것으로 조율한 뒤 방한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유지혜 기자 wisep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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