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희재-만화웹툰작가평론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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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재
1952년 전라남도 완도 인근 작은 섬 신지도에서 태어났다. 역사만화의 대가 김종래 작가 문하생으로 만화 인생을 시작했고, 삶의 울림을 주는 만화를 창작하기 위해 노력했다. '실재'하는 이야기에 힘이 있고, 만화는 우리가 발 디디고 사는 현실을 담는 그릇이라고 생각한 현실참여 작가다. 1981년 단행본 출판만화 명인과 억새로 데뷔했고, 만화잡지 ≪보물섬≫에 '악동이'(1983)를 연재하며 큰 사랑을 받았다. 이후 나의 라임오렌지 나무(1987), 저 하늘에도 슬픔이(1992), 아홉 살 인생(1992), 무기 팔지 마세요(2002) 등의 작품으로 어린이 만화를 새롭게 조망하는 작가로 주목받았다. 특히 대표작 '간판스타'(1986), '민들레'(1987), '새벽길'(1988)과 같은 사회성 짙은 작품들을 발표하며 리얼리즘 만화의 대표 작가로 한국 만화사에 커다란 족적을 남겼다.
■ 책 속으로
이희재의 작품은 현실의 모순을 담고 있지만 선언적이거나 교훈을 강제하지는 않는다. 작가는 만화와 시대(1987)에 카툰 연작을 실었다. 독재 권력의 '고문'을 풍자한 '자백하라'는 그 내용의 '잔혹함'에도 불구하고 위트 가득한 상징과 은유로 본질을 투영하고 오래도록 기억에 남게 한다. 총 열 개의 연작인 시리즈는 포장마차 참새구이 앞에 새장에 갇힌 참새를 두고 자백을 강요하거나, 호랑이 가죽이 장식된 고문실에서 호랑이를, 온통 맞아서 상처투성이인 돼지에게 전기 코드를 들어 위협한다. 초점 없이 텅 비어 있는 카툰 속 동물들의 눈은 현장의 가혹함을 드러내는 작가의 예민한 감성이다. -'리얼리즘 만화로 상처받은 삶을 위무하다 ' 중에서
이희재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내는 작가다. 그의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화려한 도심의 그늘에서 소외되고 억압받는 약자들이다. 한국 사회가 '아시아의 네 마리 용'으로 압축적인 고도성장의 화려한 성공담을 이야기할 때, 성장의 밑거름이 되었지만 소외받고 부조리한 현실에 내던져진 인물들이다. '간판스타'(1986)의 주인공 '경숙'이도 그런 인물이다. 고향 마을의 '미스코리아이며, 동촌리의 꽃'이자 '아버지를 위해 어린 나이에 객지 생활을 감당하는 효녀'로서 동촌리의 '간판스타'지만, 서울에서의 경숙이는 술집 동백섬의 노래 잘 부르는 '간판스타'다. -'산업화 시대의 비애, '간판스타'' 중에서
이희재의 만화는 당시 성인 만화에서 보여 주는 역동적 앵글이나 칸 연출을 보여 주지는 않는다. 그러나 클로즈업된 인물들이 전달하는 감정선과 칸과 칸에서 보이는 명암 연출 등으로 말보다 깊은 이야기를 담았다. 행복하고 환한 표정도, 암울하고 슬픔 가득한 일상도 사실적으로 그려 낸 것이다. 이희재의 작품 속 풍부한 표정과 사실적인 묘사는 대사가 필요 없이 모든 것을 보여 준다. 이런 표현력은 카메라를 들고 발로 뛰며 세밀한 관찰을 담아 작품을 그리는 작가의 창작 정신이 고스란히 담긴 결과다.-'사실적인 그림체에 공감을 담은 연출' 중에서
■ 지은이 소개
김종옥
한림대학교 융합문화콘텐츠연구소 수석연구원이다. "전환기 한국애니메이션 창작 소재 연구"(2017)로 중앙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한국근대만화 특징에 관한 연구"(2006)로 상명대학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SICAF 사무국장으로 페스티벌을 기획·총괄했으며, 다수의 만화 전시 및 만화 관련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현재 상명대학교, 남서울대학교에서 만화·애니메이션 이론을 강의하고 있으며, 한국 만화애니메이션학회 학술위원장, 우리만화연대이사, 한국 만화영상진흥원 만화포럼위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는 한국 만화사구술채록연구⑰ 박부성(2018), 만화창작(2013), 만화전시와 카투노믹스(2009), 세계만화 그 정체성과 다양성을 뒤집어보다(2007), 한국 만화사구술채록연구③ 박기정(2007) 등이 있고 "다양성만화 창작지원사업의 현황과 제언"(2018), "1980년대 리얼리즘 만화 특징연구"(2018), "산업화시대 한국 하청애니메이션에 대한 연구"(2016), "1960년대 한국단편애니메이션 연구"(2015) 등 다수의 연구논문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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