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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2 (목)

巨匠 마틴 스코세이지, 작심 비판 "어벤져스 시리즈는 영화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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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 아닌 테마파크에 가까워"

'택시 드라이버' '성난 황소' 등을 만든 미 영화계의 거장 마틴 스코세이지(76·사진) 감독이 '어벤져스' 시리즈 등 마블의 수퍼 히어로 영화에 대해 "영화(cinema)라고 할 수 없다"며 비판했다.

그는 4일(현지 시각) 게재된 뉴욕타임스(NYT) 기고문에서 "마블 시리즈를 몇 편 보긴 했지만, 내 취향이 아니었다. 그 영화들은 내가 평생 동안 알고 사랑해 온 영화라기보다는 테마파크에 가까웠다"고 했다.

스코세이지 감독은 "내가 사랑하고 존경을 표하는 영화 제작자들에게 영화라는 것은 미학, 감정, 정신의 표출이자, 모순되고 때로는 역설적이기도 한 인간의 복잡미묘함, 캐릭터가 반목하고 사랑하고 서로를 대면하게 되는 과정을 그리는 것이다"라면서 "(일종의) 예술 행위"라고 정의했다.

스코세이지 감독은 과거 자신의 세대에서 만들었던 거장의 영화들을 언급하며 "그때의 영화들이란 관객들이 예상하지 못하는 것들과 스크린에서 부딪치게 만드는 것이었고, 예술이라는 형태로 얼마만큼 확장될 수 있는가에 대한 것이었다"고 지적했다. 반면 마블 영화에서는 그런 부분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고 하면서, "마블 영화는 특정한 수요를 만족시키기 위해 만들어졌고, 한정된 주제들만 변주하게 디자인됐다. 어떤 위험도 감수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스코세이지 감독은 "오늘날 많은 영화는 즉각적인 소비를 위해 제작되고, 동시에 영화로서의 본질적인 부분은 미흡하다"면서 "특히 새로운 예술적 시도를 추구하는 영화감독의 긴장감이 사라졌다"고 지적했다. 그는 "영화 제작을 꿈꾸는 이들에게 이러한 현실은 잔인하다. 그리고 이를 글로 써야 한다는 사실이 나를 몹시 슬프게 만든다"고 끝을 맺었다.

지난달 스코세이지 감독은 영화 잡지 '엠파이어 매거진' 인터뷰에서 "마블 영화는 안 본다. 지겹다"고 했다가 수많은 마블 마니아의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그의 발언 이후 '대부' 시리즈를 만든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 브라질의 거장 감독 페르난도 메이렐리스 등이 스코세이지의 견해에 동의하면서 마블 영화에 대한 논란이 인 바 있다.



[뉴욕=오윤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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