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4월 창간 50돌 기념호 준비 돌입
재정 악화로 창간 50돌을 코앞에 두고 사실상 폐간될 위기에 처했던 월간잡지 <샘터>가 독자와 기업의 응원으로 소생했다. 샘터 출판사는 6일 보도자료를 통해 “올 12월호를 마지막으로 휴간을 검토중이라는 소식이 알려져 안타까움을 자아냈으나 보도 이후 독자들의 성원과 우리은행 등 기업 후원에 힘입어 잡지 발행을 계속 이어나가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내년 4월엔 <샘터> 창간 50돌 기념호 발간이 가능해졌다.
<샘터> 관계자는 이날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사실상 폐간이라는 보도가 나간 뒤 많은 독자들이 전화를 걸어와 정기구독 의사를 밝혔고, 특히 우리은행이 후원과 은행 임직원들의 구독캠페인을 통해 지원하겠다는 의사를 전해왔다”며 “우리은행 외에도 다른 기업들도 여러가지 후원 방법을 논의중”이라고 설명했다. 샘터 출판사는 월간 <샘터>를 계속 발행하기로 결정하면서 경비절감 등 자구책을 단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마지막 호가 될 뻔했던 <샘터> 12월호(통권 598호)는 다음주 서점에서 독자들을 만난다.
다음은 12월호에 실리는 김성구 발행인의 감사말이다.
약속 ( 約束 )
다 지나간 일입니다 . 하도 힘들어 불암산 아래 요셉수도원을 찾아갔습니다 . 3 박 4 일 새벽부터 밤까지 하루 일곱 번 기도를 드렸습니다 . 몸은 피곤했지만 잠은 안 오고 멍한 상태에서 기계적으로 성경을 읽고 강론을 들었습니다 . ‘ 도대체 난 왜 여기에 왔지 ?’ ‘ 나는 과연 샘터를 이끌어 갈 수 있을까 ?’ 끊임없는 질문에 답은 없고 몸과 마음에는 고통만 쌓여갔습니다 . 마지막 날 새벽 , 성경의 어느 한 구절을 신부님께서 읽어주셨습니다 . “ 내 사랑하는 아들아 ! 내가 사랑하는 아들에게 짊어질 수 없는 십자가를 매게 하겠느냐 ?” 지금도 생생한 그 목소리가 기억나고 , 이 글을 쓰면서도 눈물이 다시 솟습니다 .
신문 , 방송에 샘터가 경영난으로 2019 년 12 월호를 마지막으로 사실상 폐간한다는 뉴스가 쏟아졌습니다 . 그때부터 저는 안타까움과 위로 , 격려 , 배신감을 토로하는 전화와 문자를 500 여 통 넘게 받았습니다 . 샘터를 아끼고 샘터의 역사와 추억을 함께한 귀한 분들이지요 . 그중 회사를 방문해서 격려금과 짧은 편지를 남긴 박모아덕순 님이 계십니다 . 서독 간호사로 갔다가 평생의 꿈인 성악가로 거듭 나신 분이며 , 오래 전 샘터 생활수기상을 받으셨지요 . ‘ 내 곁의 다정한 동반자를 잃어버린 느낌입니다 . 고국의 소식을 전해주던 다정한 친구였는데 … .’
또 어느 재소자분께서도 장문의 편지를 보내왔습니다 . ‘ 비록 갇혀있는 처지이지만 사회에 남아있는 돈을 익명으로 기부하겠습니다 . 반드시 샘터를 계속 내주십시오 .’ 우리은행의 후원도 큰 힘이 되었습니다 . ‘ 시중 은행 중 저희가 제일 오래됐습니다 . 49 년 된 샘터가 1 년만 더 버텨도 반세기인데 , 힘이 되고 싶습니다 .’
발행인 김성구
다 지나간 일입니다 . 하도 힘들어 불암산 아래 요셉수도원을 찾아갔습니다 . 3 박 4 일 새벽부터 밤까지 하루 일곱 번 기도를 드렸습니다 . 몸은 피곤했지만 잠은 안 오고 멍한 상태에서 기계적으로 성경을 읽고 강론을 들었습니다 . ‘ 도대체 난 왜 여기에 왔지 ?’ ‘ 나는 과연 샘터를 이끌어 갈 수 있을까 ?’ 끊임없는 질문에 답은 없고 몸과 마음에는 고통만 쌓여갔습니다 . 마지막 날 새벽 , 성경의 어느 한 구절을 신부님께서 읽어주셨습니다 . “ 내 사랑하는 아들아 ! 내가 사랑하는 아들에게 짊어질 수 없는 십자가를 매게 하겠느냐 ?” 지금도 생생한 그 목소리가 기억나고 , 이 글을 쓰면서도 눈물이 다시 솟습니다 .
신문 , 방송에 샘터가 경영난으로 2019 년 12 월호를 마지막으로 사실상 폐간한다는 뉴스가 쏟아졌습니다 . 그때부터 저는 안타까움과 위로 , 격려 , 배신감을 토로하는 전화와 문자를 500 여 통 넘게 받았습니다 . 샘터를 아끼고 샘터의 역사와 추억을 함께한 귀한 분들이지요 . 그중 회사를 방문해서 격려금과 짧은 편지를 남긴 박모아덕순 님이 계십니다 . 서독 간호사로 갔다가 평생의 꿈인 성악가로 거듭 나신 분이며 , 오래 전 샘터 생활수기상을 받으셨지요 . ‘ 내 곁의 다정한 동반자를 잃어버린 느낌입니다 . 고국의 소식을 전해주던 다정한 친구였는데 … .’
또 어느 재소자분께서도 장문의 편지를 보내왔습니다 . ‘ 비록 갇혀있는 처지이지만 사회에 남아있는 돈을 익명으로 기부하겠습니다 . 반드시 샘터를 계속 내주십시오 .’ 우리은행의 후원도 큰 힘이 되었습니다 . ‘ 시중 은행 중 저희가 제일 오래됐습니다 . 49 년 된 샘터가 1 년만 더 버텨도 반세기인데 , 힘이 되고 싶습니다 .’
기적입니다 . 기적 ! 그때 수도원에서 들었던 것처럼 , 근본적인 어려움은 안고 가야겠지만 밑바닥을 딛고 다시 일어설 힘과 용기를 얻었습니다 . 저와 샘터 식구들 , 한 사람도 빠짐없이 약속합니다 . 2020 년 , 50 년의 샘터는 휴간없이 독자 여러분을 찾아가겠습니다 .
발행인 김성구
이주현 기자 edigna@hani.co.kr
이주현 기자 edig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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