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중국 상하이에서 개막한 제2회 중국국제수입박람회(CIIE) 프랑스관을 찾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프랑스산 와인을 맛보고 있다. [AFP =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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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제19기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 4차 전체회의(4중전회)를 통해 당 내부에서 절대 권력을 재차 확인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자유무역 수호자'를 자청하며 발 빠른 대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보호주의를 표방하는 미국을 견제하는 듯 시 주석은 세계 최대 규모 자유무역협정(FTA)인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타결을 이끌어내고, 150개국이 참여한 국제수입박람회를 개최하면서 대외 개방 의지와 '홍색 자본(차이나 머니)'의 힘을 한껏 과시하고 있다. 이 여세를 몰아 시 주석은 미국을 방문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 '1단계 무역합의'에 서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5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이날 오전 상하이 훙차오 국가회의전람센터(NECC)에서 개최된 제2회 중국국제수입박람회 개막 연설을 통해 "최근 열린 4중전회에서 개방을 확대하는 중요 조치를 취하기로 결정했다"며 "대외 개방을 굳건히 견지해 훨씬 높은 수준의 개방을 더욱 지속해서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시 주석은 "지식재산권에 대한 민형사상의 보호 노력을 강화할 것"이라며 "기술 봉쇄나 격차를 확대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나아가 외국 기업의 투자 금지 대상인 '네거티브 리스트'를 지속적으로 줄여 나가고 투자 촉진 제도를 개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중국이 조만간 미·중 1단계 무역합의 공식 서명을 앞두고 미국에 보낸 우호적 신호라는 분석을 제기하고 있다. 4일(현지시간) 블룸버그와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중국 당국은 미국과 1단계 무역합의 서명을 위해 시 주석의 방미를 검토하고 있으며 이를 조건으로 미국의 대중국 추가 관세 철폐를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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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주석은 대미 견제 메시지도 동시에 던졌다. 그는 미국을 겨냥해 "중국은 보호주의와 일방주의를 반대하고 다자 협력을 심화할 것"이라며 "특히 한·중·일 FTA 체결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4일 중국은 자국이 주도하는 세계 최대 규모 메가 FTA인 RCEP 타결을 성사시켰다. RCEP는 아세안 10개국과 한국, 중국, 일본, 호주, 뉴질랜드 등 총 15개 나라가 참여한 아시아·태평양 지역 FTA다. 역내 인구가 36억명, 참여국 국내총생산(GDP) 총계는 세계 GDP 전체의 32%에 달한다. RCEP 타결로 중국의 대미 견제력이 커졌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집권 이후 미국은 인도·태평양 전략을 통해 중국을 포위하는 전략을 구사해 왔는데 중국 주도의 RCEP에는 인도·태평양 전략의 최전선 국가들이 다수 포함됐기 때문이다. 5일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RCEP의 전격 타결은 미국 보호주의에 대한 거부"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중국은 이번 국제수입박람회를 통해 자국 주도의 시장 개방 의지를 드러내는 동시에 국제사회에 '자유무역과 다자주의 수호자' 이미지를 각인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아울러 14억 인구를 바탕으로 한 거대한 구매력을 자랑하며 세계 기업과 지도자들을 초청해 미국의 대중 포위망 약화를 시도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올해 국제수입박람회에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을 비롯해 그리스·세르비아·자메이카 총리 등이 참석했다. 특히 프랑스, 이탈리아, 그리스 등 세 나라는 올해 처음으로 국제수입박람회의 주빈국 자격으로 초청됐다. 이는 행사 확대의 의미를 넘어 우군의 외연이 넓어졌다는 것을 뜻한다.
홍색 자본의 힘은 미·중 통상마찰 속에서도 미국을 비롯한 세계 기업들을 상하이로 집결시켰다.
[베이징 = 김대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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