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미우리 "美 의식, 일본과 대화자세 나타낸 것"
아사히 "내년 총선 전 양국관계 성과 쫓겨"
마이니치 "통역 전달내용만 밝혀…韓과 대조"
한중일정상회의 동석…양자회담 개최 불투명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4일 오전(현지시간) 태국 방콕 임팩트포럼에서 열린 제21차 아세안+3 정상회의 전 만나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제공=청와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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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현지시간) 태국 방콕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대화를 나눈 것과 관련해 일본 언론에선 양국 간 ‘온도차가 두드러졌다’(니혼게이자이 신문)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이번 만남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적극적인 자세를 주목했다.
요미우리 신문은 5일 관련 기사에서 문 대통령이 먼저 소파에 앉아 대화를 나누자고 제안했다고 소개하면서 아베 총리의 수동성을 강조했다. 신문은 일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만남을 피하기 위해 애써) 도망 다닌다고 보여지는 것은 좋지 않아서 총리가 대화 요청을 받아들였다. 징용공 문제에서 새로운 제안이 있었을 리가 없고, 일은 움직이지 않고 있다’고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다.
또 신문은 청와대가 이번 만남을 ‘환담’으로 표현하면서 가치를 둔 것과 관련해서도 부정적인 인식을 나타냈다. 요미우리는 “한국이 대화 성과를 강조한 것은 미국을 의식한 것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라면서 “한국은 8월22일 파기를 결정한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의 유지를 미국으로부터 강력히 요구 받고 있어서, 일본과의 대화자세를 미국에 나타내고 싶어했던 것”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신문은 일본 정부 고관(高官)을 인용해 “(문 대통령의 지지율이 떨어지는 등) 내우외환으로 더 이상 일·한 관계를 악화시켜선 안 될 것(이란 분석도 있다)”고 일본 정부 내 기류를 전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4일 태국 방콕의 임팩트 포럼에서 열린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정상회의에 참석해 각국 정상들과 손을 잡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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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날 아사히 신문은 “한국 측이 이날 호의적인 분위기를 강조한 배경에는 대통령 임기 5년의 반환점을 맞아 내정도 외교도 곤란한 상황에 맞닥뜨린 측면이 있다”고 분석했다. 문재인 정권이 역량을 결집했던 남북관계의 지지부진,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임명 강행으로 인한 공정·청렴 이미지 손상 등이 영향을 끼쳤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신문은 “내년 4월 총선 전에 일·한 관계에서 성과를 내는 것에 쫓기고 있다”며 “다만 전 징용공 소송에서 문 대통령도 쉽게 양보할 수 없어서 관계 개선의 길은 먼 실정이다”고 전했다.
일본 정부의 시큰둥한 태도도 도마에 올랐다. 마이니치 신문은 “일·한 정상의 의견교환에 대해 일본 측 동행기자단에게 설명한 니시무라 야스토시(西村康稔) 관방부장관은 통역으로부터 전해들은 내용만 밝혔을 뿐”이라며 “적극적으로 내용을 소개했던 한국 측 대응과는 대조적이었다”고 이날 보도했다.
그러면서 신문은 양국 정상이 나눈 ‘고위급(하이레벨) 협의’ 제안과 관련한 니시무라 부장관의 설명도 주목했다. 니시무라 부장관이 “종래대로 외교 당국간 협의를 통해 현안을 해결해 나간다는 취지로 응했다”면서 한국 측의 설명을 부정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마이니치는 “일본이 신중한 자세를 취하는 배경에는 문재인 정권이 생각하는 ‘하이레벨 협의’는 역사문제와 수출규제·안보문제를 나눠 대응하려는 ‘2트랙 외교’의 연장선상에 있다는 경계감이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일본 언론은 향후 정상회담 가능성도 높게 보지 않는 분위기다. 요미우리는 "12월 말 중국에서 열리는 한·중·일 정상회의에(양국 정상이) 동석할 예정이지만, 향후 정상회담에 관한 구체적인 의견교환은 없었다"며 "일본 정부는 '한국 측에 공이 있다'는 입장을 바꾸지 않고 있고, 계속해서 한국 측의 구체적인 대응을 주시한다는 구상"이라고 전했다.
김상진 기자 kine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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