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한나 기자] 이수정 경기대대학원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화성연쇄살인사건의 피의자 이춘재가 여성과 만날 수 있는 자리이기 때문에 면담에 응하다 휘말려 자백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5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춘재는 (사건들의) 공소시효가 다 끝났기 때문에 자백할 이유가 없다. 사실 프로파일러들과의 면담도 안 나오면 그만”이라며, 초기 자백 가능성을 낮게 봤다고 밝혔다.
실제로 이춘재는 초기 조사에서 화성사건과의 연관성을 부인하고 함구하다, 4~7차 대면조사에서 입을 열었다.
이 교수는 “초반 DNA검사가 얼마나 정확한 증거인지 설명을 주로 여성 파일러가 많이 했는데, 여성과 얘기하는 자리가 생겼다는 게 이춘재가 계속 면담에 나온 이유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그렇게 자리에 나오기 시작하면서 결과적으로 말린 것”이라며 “그런 부분을 수사팀이 굉장히 열심히 분석하고 준비해서 공략한 게 성공한 것 같다”고 말했다.
성도착증으로 연쇄 성폭행 살인을 저지른 이춘재가 20여 년간 교도소에 있었기 때문에 여성과 대화하는 자리를 매우 원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또 프로파일러들이 한 DNA 증거물 이야기에 설득 당하면서 자백까지 이어졌다고 봤다.
이춘재가 화성연쇄살인사건의 피의자로 특정된 후 연쇄살인범 강호순의 심리분석을 맡았던 공은경 경위 등 베테랑 프로파일러 9명이 투입됐고, 이중 절반은 여성이었다.
이춘재가 여성 프로파일러에게 “손이 예쁘다. 손 좀 잡아 봐도 되느냐”고 물었던 일화도 알려져있다. 당시 그 말을 들은 프로파일러는 “조사가 마무리되면 악수나 하자”고 답했고, 얼마 후 이춘재는 “DNA 증거가 나왔다니 할 수 없네요”라며 자백을 시작했다.
이춘재는 화성사건 이후인 1994년 1월 충북 청주 자택에서 처제를 성폭행하고 살해한 혐의로 구속기소 돼 부산교도소에서 무기수로 복역 중이다.
이춘재는 화성연쇄살인사건 증거물에서 DNA가 나오면서 지난달 18일 화성연쇄살인사건의 유력 용의자로 특정됐다. 이후 3·4·5·7·9차 사건의 증거물에서 이춘재의 DNA가 확인되자 경찰은 이춘재를 진범으로 지목, 피의자로 신분을 전환해 조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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