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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년차 퀴어 영화 축제의 ‘새로운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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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이드영화제, 첫 ‘국제’ 타이틀 달고 7일 개막…100여편 상영에 경쟁 부문도 도입

경향신문

18세기를 배경으로 레즈비언들의 사랑을 그린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의 한 장면. 서울국제프라이드영화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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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소수자(퀴어)뿐 아니라 성소수자의 인권을 지지·응원하는 모든 이들의 영화 축제, 서울국제프라이드영화제(프라이드영화제)가 오는 7일부터 13일까지 7일간 서울 중구 CGV명동역 씨네라이브러리에서 열린다. 올해는 개막작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을 포함해 31개국 100여편의 영화가 상영된다. 올해 칸국제영화제에서 각본상을 수상한 프랑스 영화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감독 셀린 시아마)은 결혼을 앞둔 엘로이즈(아델 에넬)와 엘로이즈의 초상화를 비밀리에 그리는 마리앙(노에미 멜랑), 두 여성의 사랑을 그린 시대극이다. 7일 오후 7시 열리는 개막식은 배우 정애연과 방송인 오제형의 사회, 한국 최초 게이 코러스 합창단 ‘지보이스’의 축하공연 등으로 꾸며진다.

올해 주제 섹션 ‘핫핑크’는 스톤월 항쟁 50주년을 기념하는 영화들로 구성됐다. 스톤월 항쟁은 1969년 6월28일 미국 뉴욕 그리니치빌리지의 술집 ‘스톤월’에서 경찰의 탄압에 맞서 성소수자들이 집단 항의와 거리 투쟁을 한 사건으로, 전 세계 성소수자 운동의 시초로 꼽힌다.

올해는 부분 경쟁을 도입했다. 국내에서 새롭게 제작된 장·중·단편 영화를 소개하는 ‘코리아 프라이드 섹션’에는 총 27편이 상영된다. 이 중 단편 17편은 한국단편경쟁 후보작으로 올려, 심사위원들의 평가를 받게 하고 작품상도 수여할 예정이다. 아시아 영화를 소개하는 섹션에는 장편경쟁 부문을 만들었다.

작품성과 화제성을 두루 지닌 비아시아권 영화를 다루는 ‘월드 프라이드 섹션’에는 올해 선댄스영화제 화제작 <아담>(리즈 언스트), 베니스영화제 퀴어라이온상 수상작 <호세>(리 쳉) 등 27편이 상영된다. 성소수자 인권을 넘어 다양한 가치와 권리에 대한 영화를 소개하는 ‘오픈 프라이드 섹션’은 올해 동물권 운동 단체인 ‘카라’와 협력해 동물권을 다룬 영화를 상영한다.

한국영화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는 ‘스페셜 프라이드 섹션’에서는 <갯마을>(김수용·1965), <화분>(하길종·1972), <아가씨>(박찬욱·2016) 등 역대 주요 국내 퀴어영화 9편을 상영한다. 뿐만 아니라 기념사업으로 국내외 전문가들이 쓴 책 <한국퀴어영화사>도 발간한다.

9회째인 올해 처음 ‘국제’라는 명칭을 붙인 프라이드영화제는 아시아 최대 규모 퀴어축제로 발돋움할 계획이다. 김조광수 집행위원장은 지난달 열린 기자회견에서 “올해 상영작이 100편이 넘고 부분적으로 경쟁을 도입해 ‘국제’라는 타이틀을 붙였다”며 “2011년 첫해 한 관에서 23편을 상영했는데 8년 만에 비약적으로 늘어 감개무량하다. 아시아 퀴어 영화인들이 가장 가고 싶어 하고, 상영하고 싶은 영화제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예산 확보와 관련해서는 성소수자에 대한 편견으로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 김조광수 위원장은 “처음은 2000만원에서 시작해 지금 예산은 10배가 조금 넘는다. 국제영화제를 치르기에는 부족하다”며 “아직 많은 단체나 기업이 성소수자 관련 영화제라고 하면 마지막 결정 단계에서 거부하는 경우가 있다. 장벽이 여전히 높다”고 말했다.

김경학 기자 gomgo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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