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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하티르 “아세안, 뭉치면 선진국도 따라 잡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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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무역전쟁은 한쪽 지도자가 물러나야 끝나”
한국일보

2일 태국 방콕에서 열린 아세안 비즈니스ㆍ투자 정상회의(ABIS)에서 마하티르 모하맛 말레이시아 총리가 발언하고 있다. 그가 등장한 행사장 내 대형스크린을 배경으로 취재중인 각국의 기자들. 방콕=정민승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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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하티르 모하맛 말레이시아 총리가 강대국들을 중심으로 준동하고 있는 세계 보호주역주의 움직임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아세안이 더욱 뭉쳐, 하나의 통합된 시장이 되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2일 태국 방콕 IMPACT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아세안 비즈니스ㆍ투자 정상회의(ABIS)에 참석한 마하티르 총리는 “우리 아세안은 인구가 6억5,000만이나 되지만 이 힘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중국이 미국을 상대로 대등한 수준의 싸움을 벌이고 있는 것과 관련 “중국은 다름 아닌 14억의 인구가 있기 때문”이라며 “우리도 뭉치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우리의 말이 상대에서 먹히게 하려면 힘이 있거나 돈이 많아야 한다”며 아세안 현실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아세안(ASEANㆍ동남아국가연합)이 중국(14억3,300만)과 인도(13억6,600만)에 이은 세계 3대 시장이지만, 그에 걸맞은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마하티르 총리는 협력도 강조했다. 그는 “우리 아세안 10개국은 각기 다른 생각을 갖고 있고 원하는 것도 모두 다르다”며 “그러나 아세안의 분열을 극복한다면 아세안은 보다 더 빠른 속도로 성장할 수 있고, 어쩌면 일부 선진국도 따라 잡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4차 산업혁명 시대가 우리는 물론 선진국들에게도 큰 도전이지만, 모두에게 닥친 이 위기가 개발도상국에는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며 참석자들에게 이 분야에 대한 관심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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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방콕에서 열린 아세안 비즈니스ㆍ투자 정상회의(ABIS)에서 마하티르 모하맛(왼쪽) 말레이시아 총리가 발언하고 있다. 방콕=정민승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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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무역전쟁과 관련, 마하티르 총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물러나야 끝이 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한 지도자의 지시로 이번 전쟁이 일어났고, 연임을 하더라도 권좌에 앉아 있을 수 있는 시간은 이제 앞으로 최대 5년”이라며 “이렇게 보면 무역 전쟁도 ‘길어야’ 5년”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인 이름은 거론하지 않으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을 특정했다.

이날 행사에는 아세안 각국 고위 관료들과 기업인 등 500여명이 참석했다. ‘세계 최고령 지도자’로 기록되고 있는 마하티는 총리는 올해 아흔 넷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1시간 가까이 정자세로 앉아 ‘노변담화’(fireside chat) 형식으로 자신의 생각을 펼쳤다. 이어 3일에도 정상회의 사전 관련 회의, 4일에는 아세안 정상회의와 동아시아정상회의(EAS)에 각각 참석한다.

특히 이달 말에는 부산에서 열리는 한ㆍ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도 참석해 노익장을 과시할 예정이다. 전 재임기간(1981-2003) 한국과 일본의 정책을 벤치마킹하는 ‘동방정책(Look East)’을 통해 국가 주도의 경제개발 계획을 추진한 바 있는 마하티르 총리의 한국 방문은 작년 5월 취임 후 처음이다. 총리실 소식통은 “첫 방한인 만큼 부산 정상회의뿐만 아니라 이후 다양한 일정들을 소화할 것”이라고 전했다.

방콕=정민승 특파원 ms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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